[WOW리뷰]비스트 '2015 뷰티풀 쇼',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

입력 2015-08-31 11:42
수정 2015-11-04 19:59
첫 곡의 전주가 시작되자 어둠에 잠겨있던 객석에서 함성이 쏟아졌다. 그와 함께 비스트의 ‘뷰티(팬클럽)’가 만들어내는 장미등의 불빛이 어둠을 밝혔다.


8월 28일과 29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그룹 비스트(윤두준 양요섭 장현승 이기광 용준형 손동운)의 단독 콘서트 ‘2015 뷰티풀 쇼’가 개최됐다.



비스트는 최근 활동을 마무리 지은 미니 8집의 타이틀 곡 ‘YeY’로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수트를 차려입은 여섯 멤버들은 ‘We Up’과 ‘Dance With U’까지 연달아 선보이고 나서야 1년만에 콘서트 무대에서 만나는 팬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전했다. 비스트는 “비스트를 뛰어 넘은 비스트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2009년 데뷔할 당시 십대와 이십대의 경계에서 ‘짐승’을 노래하던 소년들은 7년이 흐른 지금, 20대 중반의 청년으로 성장했다. 성숙한 일상의 모습을 담은 8집 수록곡 ‘I think I love you’, ’일하러 가야 돼’, ’Be Alright’의 무대가 끝난 뒤 멤버들은 팬들과 ‘성숙’에 대해 논했다.


특히 멤버 양요섭은 성숙에 대해 “사랑하는 여자,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을 때 남자는 성숙해지지 않나 싶다. 저는 바로 여러분 뷰티(팬클럽)를 만나서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멤버들은 “비스트의 성숙함이 돋보이는 곡, 비스트를 더 비스트답게 만드는 노래”를 부르겠다고 선언한 뒤 공중 그네에 앉아 등장,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깊은 감성의 서정적인 곡 ‘Midnight’과 ‘12시 30분’을 열창했다.



멤버들의 솔로 무대는 각자의 개성을 한껏 드러낸 6인 6색의 매력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가장 먼저 등장한 장현승은 레드 포인트의 의상을 입고 치명적인 분위기 속에서 솔로 미니음반 ‘My’의 수록곡 ‘걔랑 헤어져’와 ‘니가 처음이야’를 불렀다. 무대를 가득 채우는 댄스과 파격적인 퍼포먼스가 팬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앞서 기자회견에서 “데뷔 6년만에 처음으로 혼자 춤을 춘다”고 자신의 솔로 무대에 대해 언급한 손동운은 일본 솔로음반 ‘KIMISHIKA’의 수록곡 ‘I’ll give you my all’를 부르며 여자 발레리나와 함께 애절한 연인을 연기했다. 춤과 노뢔로 한 편의 슬픈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무대 구성은 객석의 집중도를 높였다.



용준형은 커다란 곰인형과 함께 등장해 자작곡 ‘Found you’의 무대를 발랄한 분위기로 꾸몄다. 멜빵 바지와 분홍색 모자로 앙증맞고 귀여운 이미지를 극대화시킨 양요섭은 솔로 미니음반 ‘the First Collage’의 수록곡 ‘그대는 모르죠’와 ‘Look at me now’를 열창했다.



마지막으로 윤두준과 이기광은 돌출 무대에서 화려한 패턴의 옷을 입고 깜짝 등장해 놀라움을 전했다. 그들은 크레인을 타고 2층의 객석에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하며 멀리 앉은 팬들을 챙기는 섬세함을 보였다. 두 사람은 이기광의 자작곡 ‘Without you’를 함께 부르면서 팬들의 참여도 이끌어냈다. 그뿐만 아니라 능청스러운 입담으로 재치있는 만담까지 선보여 더욱 흥겨운 분위기를 이끌었다.



솔로 무대가 끝난 뒤 비스트 멤버들은 밤하늘 우주를 연상시키는 조명 속에서 오케스트라 버전의 ‘Fiction’을 선보인 뒤 “‘픽션’의 가사처럼 이 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용준형은 공연내내 쉼없이 응원봉인 ‘로즈봉’을 흔드는 팬들을 향해 “정말 별 같았다”고 무대에서 객석을 바라본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진짜 파티는 이제부터”라며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인기 타이틀 곡 ‘Dream Girl’, ’스위트룸’, ’Shock’, ’Shadow’, ’Good Luck’, ’아름다운 밤이야’를 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V.I.U’ ‘Beautiful’ ‘You’를 부를 때 멤버들은 무대 끝에서 끝까지 쉼없이 뛰어다니며 팬들과 가까이 닿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객석의 팬들도 칼같은 ‘응원법’과 ‘떼창’으로 호응했다.




팬들의 뜨거운 요청에 따라 앵콜 곡인 ‘그곳에서’를 부를 때 멤버 양요섭은 울컥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멤버들의 눈물과 함께 흐른 앵콜곡을 마지막으로 여름 밤의 열기보다 뜨거웠던 콘서트는 막을 내렸다.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양요섭은 “무대 장치 보다는 목소리만으로 팬들께 감동과 행복을 전할 수 있는 무대를 준비했다. 특히 앵콜 무대에서 많은 분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라며 “우리 여섯 명의 목소리로만 이뤄져 감동적이고 감성적인 콘서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내내 무대는 정말 비스트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데뷔 7년차 아이돌의 저력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스트가 강조한 이번 ‘뷰티풀 쇼’의 주제는 ‘성숙’이었다. 미성숙했던 소년이 완전한 성년이 될 때까지 보낸 시간과 그를 함께해 온 뷰티. 비스트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확인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콘서트 오프닝 무대가 끝난 뒤 성숙에 대해 언급한 막내 손동운의 말이 떠오른다.


“비스트가 정말 천천히 올라왔잖아요. 예전에는 불가능했지만, 이제 소중한 사람들은 우리 힘으로 지킬 수 있게 됐으니까. 여러분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저희가 지켜 드리겠습니다”라고 전하는 그의 말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이번 ‘2015 뷰티풀 쇼’를 통해 비스트는 누군가를 지킬 수 있는 ‘남자’로 성숙했음을 보였을 뿐 아니라 앞으로의 성장에 대한 가능성도 증명했다. 매년 새로운 모습으로 콘서트의 무대를 채우는 비스트, 성장의 단계를 넘어 성숙을 이뤄낸 그들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