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페팀비 고미스가 맨유와의 경기에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사진 = 스완지시티FC)
2014년 8월 16일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일대 사건이 벌어졌다. 원정팀 스완지 시티가 2-1로 맨유를 이긴 것이다. 더구나 28분에 스완지 시티 미드필더 기성용의 벼락같은 선취골이 터졌기에 한국 축구팬들이 더욱 놀랐다.
그리고 2015년 2월 21일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도 스완지 시티가 맨유를 2-1로 이겼다. 새로 부임한 루이스 판 할 감독의 체면이 구겨진 시즌이었다. 그런데 이 천적 관계가 이번 시즌까지 그대로 이어질 줄은 정말 몰랐다.
개리 멍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스완지 시티가 한국시각으로 30일 밤 12시 웨일즈에 있는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4위(2승 2무 7득점 4실점)까지 순위표를 끌어올렸다.
전반전을 득점 없이 끝낸 맨유가 후반전 시작 후 3분만에 선취골을 터뜨리며 지난 시즌 2패의 수모를 씻어내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왼쪽풀백 루크 쇼의 빠른 측면 돌파와 크로스가 빛났고 웨인 루니가 이를 재치있게 흘려줬다. 그대로 반대쪽에서 달려든 후안 마타가 빈 골문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미끄러지며 선취골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그 순간까지만 해도 맨유는 연고도시 라이벌 맨시티와 나란히 무패, 무실점 기록으로 선두권을 형성할 꿈을 꿨다. 그러나 10분 이상 그 흐름을 유지시키지는 못했다.
개리 멍크 감독이 실점 후 10분만에 기성용 카드를 꺼내드는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라우틀리지를 빼고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이 들어가면서 지난 시즌부터 효과를 발휘한 중원 장악이 가능해진 것이다.
기성용 교체투입 효과는 거짓말처럼 3분만에 나타났다. 61분에 오른쪽 측면 역습 전개 과정에서 시구드르손이 자로 잰 듯한 크로스로 안드레 아이유의 이마를 빛냈다. 멋진 헤더 동점골이 터진 것이다. 이것은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시즌 첫 실점 순간이기도 했다.
스완지 시티의 분위기는 이로부터 5분만에 역전 결승골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완벽했다. 그 패스 연결은 더욱 눈부셨다. 출발은 수비지역에 자리잡은 기성용의 발끝부터였다. '기성용~존조 셸비~시구드르손~안드레 아이유~바페팀비 고미스'로 이어진 흐름에 맨유 선수들이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다.
전반전에 골대 불운을 겪기도 한 바페팀비 고미스는 아이유의 기막힌 찔러주기를 받아 정교한 마무리 동작으로 맨유 골문을 갈랐다. 역전골의 기쁨이 고미스 특유의 포효하는 골 세리머니에 담겨 있었다.
맨유의 판 할 감독은 여기서 주저앉을 수 없다는 듯 '마이클 캐릭, 애슐리 영, 펠라이니'를 차례로 들여보내며 안간힘을 썼다. 특히, 출장정지 징계에서 풀려 들여보낸 펠라이니에게는 높은 공 싸움을 주문했다. 하지만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스완지 시티의 수비벽을 쉽게 허물지 못했다.
88분에 웨인 루니가 기막힌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상대 골키퍼 파비안스키와 1:1로 맞서는 기회를 잡았지만 주춤거리다가 상대 수비수 윌리엄스의 커버 플레이에 막혀 쓰러졌다. 반 박자 빠른 과감한 슛 동작이 너무나 아쉬웠다.
이로써 '스완지 시티 2-1 맨유'라는 경기 결과는 시즌을 뛰어넘어 계속 천적관계로 남게 됐다. 아무래도 맨유는 설욕의 장을 2016년 1월 3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야할 것으로 보인다.
※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R 결과(30일 밤 12시 리버티 스타디움-웨일즈)
★ 스완지 시티 2-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득점 : 안드레 아이유(61분,도움-시구드르손), 바페팀비 고미스(66분,도움-안드레 아이유) / 후안 마타(48분,도움-루크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