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띄운 상가임차인 '씁쓸한 이주'

입력 2015-08-26 18:53
<앵커> 건물 가격과 임대료가 올라 상권이 널리 알려지면 오히려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상가임차인들인데요,

기존에 장사를 하던 상가 임차인들은 지나친 임대료 인상을 견디지 못하고 주변으로 쫓겨가는 부작용이 계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홍헌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이태원 경리단길과 연남동 그리고 세로수길.

이 곳은 모두 새로 만들어진 상권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존 이태원과 홍대, 가로수길 상권에서 올라간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주변 지역으로 내몰리면서 새로운 상권이 만들어진 겁니다.

환경이 변해 중·상류층이 새로 들어오면서 임대료가 오르자 비싼 월세를 감당할 수 없는 기존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 이태원의 월 평균 임대료는 3.3㎡당 16만 원으로 1년전에 비해 무려 70%나 올랐고, 홍대도 23% 상승했습니다.

메르스와 내수침체로 2분기 잠시 주춤했던 신사동도 1년전에 비해서는 15% 증가하며 3.3㎡당 평균 임대료가 16만3,000원에 달했습니다.

최근에는 이렇게 밀려서 만들어진 경리단길도 3.3㎡당 임대료가 13만 원에 달하고, 연남동, 세로수길의 임대료도 오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초기 상권형성에 기여했던 상가 임차인들이 프랜차이즈 업체와 대기업에 밀려 쫓겨나고, 그 지역 상권의 특성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건물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을 막기 위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홍대상권의 경우 마포구가 직접 '문화예술관광 체험 비즈니스모델 구축사업'을 추진해 기존 상권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종로구나 서대문구는 임대료 급등을 막기 위해 건물주와 임차인 간 상생협약을 주선하고, 성동구는 따로 조례까지 만든다는 방침입니다.

기존 상권이 특성과 인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동네 상권을 부흥시킨 기존 임차인들과 건물주 간의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하루 빨리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