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를 쓸 때나 젓가락질을 할 때, 술잔을 들 때 손을 떠는 사람이 있다. 손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떨린다. 심한 경우에는 머리를 흔들기도 한다.
중년층 이상에서 그런 증상을 보이면 파킨슨병이나 다른 중추신경계 질환을 의심해 보기도 하는데 20·30대에서 이런 증상이 보이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는 사실.
휴한의원 네트워크 부천점 전창환 원장(사진)은 "20·30대 젊은 층에서 손을 떨면 알콜중독자로 쉽게 오해를 받는다. 본인도 사회생활을 하는데 스트레스가 되다 보니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증상은 알콜중독자도 파킨슨병 환자도 아닌 대부분 '본태성 진전증'인 경우다. '본태성 진전증'은 50% 이상이 가족력이 있어서 '가족성 진전증'이라고도 부른다. 긴장하거나 흥분할 때, 피로할 때 자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천시 원미구에 사는 L씨(21세)도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L씨는 10대 후반부터 시험을 볼 때나 발표를 할 때 손이 떨리곤 했는데 대학에 들어와서 별다른 이유 없이 증상이 심해졌다. 최근에는 목소리까지 떨려서 고민이 많다. 더구나 전공 때문에 실험실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손이 떨리는 바람에 실험기기를 작동하는데 어려움이 느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회생활에 있어 어려움을 껶고 있다는 점이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그다지 소심한 성격이 아니었는데 떨리는 손이나 목소리를 의식하다 보니 점점 위축이 되고 다른 사람들이 곁에 있는 경우에는 불편하고 걱정스런 마음부터 먼저 든다는 게 L씨의 고민이다.
이런 경우가 바로 '본태성 진전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의 전형적인 상황이다. 본태성 진전증은 대부분 10대 후반부터 증상이 보이기 시작해서 20대를 거치면서 심해진다. 간혹 50·60대에 들어와서 증상이 보이는 경우도 있다.
신경이 예민하거나 불안하면 심해지는데 증상이 심해지다 보면 불안도가 더 높아지고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대인 관계에 예민해지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외국 통계에서 보면 10만 명당 415명 정도가 본태성 진전증 환자라고 하니 우리나라도 적지 않은 본태성 진전증 환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창환 원장은 "본태성 진전증은 대뇌 기저핵과 소뇌의 기능 이상으로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위가 불안, 공포, 스트레스와 연관된 변연계의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심리적인 상황에 따라 증상이 심해지거나 덜해질 수 있다.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고 음주를 권하고 싶지는 않다. 술이 깨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면서 "증상이 보이면 바로 내원해 본태성 진전증인지 다른 질환인지 파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치료는 한의학적으로 오장 육부 가운데 심(心), 간(肝), 신(腎), 담(膽)의 장부의 기능을 조절해준다. 떨리는 증상을 직접 치료하기도 하며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증상도 같이 살펴서 불안지수를 낮추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 치료를 병행한다. 대부분 좋은 결과를 보인다고 한다.
도움말: 휴한의원 네트워크(강남, 수원, 잠실, 부산, 목동, 안양, 노원, 대구, 마포, 대전, 인천, 천안, 부천, 창원, 일산) 부천점 전창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