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빠리지엔느' 도시의 성격을 분명히 드러내는 단어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뉴요커'는 이미 뉴욕에 사는 사람들이 아닌 세계 모든 사람들이 선망하는 단어가 아닐까.
인기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골드미스 4인방 때문에 전세계적인 유행이 된 브런치의 풍경은 이미 뉴욕이 아닌 서울과 동경에서도 흔한 모습이 됐다.
하지만 뉴욕에 거주하는 진짜 뉴요커에게 뉴욕은 그리 만만한 장소가 아니다.
영화공부를 위해 서울을 떠나 17년째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저자 박원영은 예찬이 아닌 꾸밈 없는 만담으로 뉴욕을 전한다.
''투덜투덜 뉴욕, 뚜벅뚜벅 뉴욕'(미래를 소유한 사람들)을 읽다보면 확실히 뉴욕의 멋과 낭만을 찾기는 쉽지 않다.
마치 마이클 샌들러가 그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끝까지 본인 스스로 정의에 대해 정의를 내리지 않는 것처럼 저자 역시 뉴욕에 대한 낭만과 소개를 친철하게 해주지 않고 있다.
당연히 뉴욕에서의 성공적인 삶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뉴욕에서 17년간 영화감독의 꿈을 버리지 않고 미 현지 한국신문사 기자, 부동산업자, 점원 등의 다양하지만 억척스럽게 살아온 날들을 그져 나열할 뿐이다.
요란하고 찬란란 뉴욕을 꿈꾸는 자에게 이 책을 권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BB크림조차 바르지 않은 진짜 민낯의 뉴욕을 맞보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투덜투덜 뉴욕, 뚜벅뚜벅 뉴욕'(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박원영 지음. 2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