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정년·채용 함께 늘린 ‘LIG넥스원’

입력 2015-08-18 11:25
<기자> 직원들의 정년을 늘리고, 동시에 청년 채용까지 늘린 신화적인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방산업체 LIG 넥스원인데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 기업을 찾아 직접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앵커> 직원들 정년이 늘면 기업에게는 부담이잖아요. 그런데 채용까지도 늘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열쇠는 바로 ‘임금피크제’였습니다. 지난 2012년 LIG넥스원 노사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데 합의했습니다. 그 효과 역시 톡톡했다고 하는데,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효구 LIG넥스원 대표이사

“고용기간 연장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나중에 또 압니까 65세까지 갈지. 수명이 자꾸 늘어나니까.. 불가피하게 청년고용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그것도 연장하고 뽑느냐는 역기능이 있죠. 정년연장하면 아무래도 고용 더할걸 적게하게 되는 역기능이기도 합니다만 정부에서 고 피크제로 해서 임금이 늘어나는 부분을 지원까지 해주신다고 하니 저희는 지원 안받아도 뽑아야 하는데..”





[인터뷰] 임종성 LIG넥스원 노조위원장

“저희 회사는 생산업무들이 철저하게 지식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식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야되고요. 그래서 임금피크제가 2년전에 시행될 때 정년연장을 같이 갔고요. 그때 힘들었지만, 그것으로 인해 당사자들은 생활안정이 좋아졌을 거고, 회사입장에서는 축적된 기술들이 지식들이 연결될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앵커> 기업의 직원과 경영자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가져온 거군요. 우리가 또 숫자를 좋아하잖아요. 실제 성과가 입증된 데이터가 있나요?

<기자> 물론입니다. LIG넥스원은 지난 2012년 임금피크제를 통해 정년을 55세에서 58세로 늘렸습니다. 56세에 임금의 20%를 줄이고, 57세 10%, 58세 10%를 삭감하는 방식인데요. 이렇게 임금피크제를 통해 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최근 3년간 30세 미만 청년 500여명을 새롭게 채용했습니다. 올해 역시 200여명에 가까운 신입직원이 추가로 채용된다고 하고요.

<앵커> 이렇게 좋은 결과를 맞게 된 건 물론 전부 다 임금피크제 때문만은 아니었겠죠. 기업이 성과를 잘 내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방금전 인터뷰를 통해 봤듯이 노사 모두가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고무적이네요. 그런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고 하면 보통 노조의 반발이 심하지 않나요? LIG넥스원 노사가 원만하게 합의를 했다는 사실이 조금 신기한데요.



<기자> 처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고 했을 때 노조의 저항은 결코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숙련인력이 필요하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2~3년 정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강조했고 덕분에 합의에 이르게 된 겁니다.

<앵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LIG넥스원 관계자들로부터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죠. 개선점으로 언급된 부분은 없었나요?

<기자>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보완해야 할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는데요. 간담회 내용을 함께 들어보시죠.

[인터뷰] 홍현빈 LIG넥스원 N-Board 의장

“젊은 층을 고용해서 일단 무리가 가더라도 장기적인 투자차원에서 고용할 필요가 있는데 상대적으로 현재 한국의 노동시장이 임금위주로 판단되는 경향이 없지않거든요. 보수가 좋으면 당장 그직장으로 몰리고 낮으면 또 얼마못가서 다시 옮기고..”

[인터뷰]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우리가 임금만 갖고 서열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사회가 더 큰 가치들을 형성할 수 있도록 가야된다고 보고, 중소기업에는 임금 플러스 다양한 출산관련, 공동어린이집이랄지 출퇴근 버스랄지 기숙사랄지 과거에는 각 부처가 따로따로 했었는데 이걸 중소기업 고용환경 개선사업이라고 해서 저희 고용부 여성부, 또 산업부 어린이집 관할하는 복지부 관계부처들이 합동으로 해서 중소산단이나 자치단체 까지 해서 종합적으로 고용환경개선사업을 하고 이부분을 노사협의를 거쳐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재경 LIG넥스원 기획관리담당 상무

“합의하는 과정에 임금피크제 실시하자고 홍보나 정부에서 먼저하고 정년을 60세로 가면 저항감이 낮아질 수 있는 데, 정년 60세를 하고 임금피크제를 하자고 조금 시차가 있는 것 같아서 근로자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의아해해서..”

[인터뷰]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2013년도 5월에 국회에서 정년 60세 법과 임금체계 개편 동시 입법을 한 뒤로 노사정대표들이 임금피크제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 단체협약 갱신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고 대표들이 합의해서 다 사인을 했습니다. 다 자기 단체들을 대표해서 했기 때문에 이 정신이 이어져야 된다고 보고 있고 다 사람이기 때문에 이건 왼손에 쥐어있고 이건 줄수도 있고 안줄수도 있다라면 다 인간이기 때문에 쉽게 내놓지는 않는게 인간의 마음이라고 볼 수 있는데 또 우리가 우리만 사는게 아니고 아들딸들이 우리의 길을 와야 되기 때문에 약속대로 (대화로) 가야 된다고 보고 있고..”

<앵커> 네, 이기권 장관의 마지막 부분 이야기에 조금 힘이 실린 듯 보입니다. 노동계가 아직 노동시장 개혁 논의로 복귀를 하지 않았잖아요. 노동계의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발언으로 보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동계가 정년 60세는 이미 법으로 정해진건데 이걸 빌미로 임금을 깎는다는 게 말이 되냐 라는 입장을 보이자, 이 장관은 정년 60세가 도입될 당시에 임금피크제는 함께 추진하기로 노사 대표들이 이미 합의를 한 사안이다. 그러니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라. 라고 발언한 셈입니다.

한국노총은 빠르면 오늘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노사정 대화 복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정부를 비롯한 사회 각계의 복귀 요구에 노동계가 어떻게 화답할지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