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우조선해양이 조선·해양 등 본업과 관련없는 사업을 모두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희망퇴직과 같은 인력감축을 하지 않는 대신 비핵심 자산도 전부 매각한다는 건데, 인력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채권단이 이같은 안을 받아들일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신인규 기자입니다.
<기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10일 내부 경영설명회를 통해 "본업 외 자산을 100퍼센트 매각할 방침"이라며 "현 상황에 대해 내 탓으로 생각하고 자존심을 세우자"며 강력한 자구계획안을 내놨습니다.
비핵심 자산을 모두 매각하기로 한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먼저 성사시킬 수 있는 매각 건은 FLC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연수원과 골프장 등을 갖고 있는 자산규모 1,800억원대의 FLC는 현재 예비실사가 진행중으로, 당장 이번달 안에 본입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종합물류업체인 비아이디씨와 풍력발전 해외자회사인 드윈드 등과 함께, 본사 사옥과 당산동 사옥도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자산 매각이 모두 이뤄지면 대우조선해양이 약 6,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정 사장이 업무 외 자산 100% 매각이라는 고강도 자구안을 추진하는 것은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는 인력감축을 하지 않는 대신 내놓은 승부수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6월25일)
"인적구조조정을 해서 고정비가 내려가는 효과는 있지만, 그렇게 공백이 생겨서 일어나는 눈에 안 보이는 손실, 더 큰 문제는 회사 분위기가 나빠져서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확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같은 정 사장의 승부수가 통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합니다.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의 열쇠를 쥐고 있는 채권단은 자산 매각에 대해 실사 이후 채권단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채권단 일각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인력 조정을 필수적으로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도 대우조선해양에게는 부담입니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인력 조정을 해야한다는 분위기가 내부에 형성돼 있는 것은 사실" 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실사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이 고강도 자구책도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