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 롯데를 지배하는 핵심 고리인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이르면 이달말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배수진'의 각오로, 전운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 상황은 롯데홀딩스 이사진과, 한국 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보유한 '일본L투자회사'를 장악한 신동빈 회장이 다소 우세한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변수 역시 적지 않아, 이들 두 형제의 우호지분 확보 경쟁은 막판까지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측은 광윤사 등 자산관리회사 지분 33%와 종업원 지주회(우리사주) 보유분 32% 등을 우호지분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반면, 신 회장측은 자신 보유분 19.10%, 광윤사 27.65%, 우리사주 12% 등 이미 50%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양측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막판까지도 어느 한 쪽의 '승리'를 예단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표대결시 의결정족수 측면도 변수입니다.
신 전 부회장측이 요구하는 신 회장을 포함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진 교체 안건은 일본 상법상 '보통결의' 사항입니다. 의결권 있는 전체 총 주주들의 과반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됩니다.
반면, 신 회장이 추진하는 명예회장직 신설을 위한 정관변경 건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전체 주주의 과반수가 출석해 이 중 2/3가 찬성해야 합니다.
신 회장측의 우호세력 확보 등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 주총 소집이 미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은 대목입니다.
주총 소집 여부에 대한 판단은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결정으로 정해지는 만큼, 신 회장측이 장악한 이사회가 신 전 부회장측의 주총 소집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법적 소송으로 번지면서 주총 자체가 무기한 미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감안할 때 마냥 주총을 미룰 수만은 없다는 점에서 양측간 표대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롯데 안팎에서도 '빨리 정리하고 가자'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의 일대 전환점이 될 롯데홀딩스 주총.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신동주·신동빈 두 형제 중 한 쪽은 회복할 수 없는 '치명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