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설빈의 짜릿한 왼발 결승골… 여자축구 동아시안컵 첫 경기 중국 격파

입력 2015-08-02 10:28
수정 2015-08-03 00:04


▲ 10개월 만에 A매치 골을 터뜨린 정설빈이 포효하고 있다.(사진 = 대한축구협회)

지난 달 5일 막을 내린 2015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월드컵에서 나란히 16강과 8강에 올랐던 두 팀의 맞대결이기에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8강까지 오른 중국이 개최국이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안정된 입장이었다. 하지만 역시 축구공은 둥근 것이었다.

경기 초반 흐름을 놓치지 않았던 것이 가장 두드러진 부분이었다. 여자선수들의 심리적 특성을 잘 활용한 감독의 지혜가 돋보이는 경기였다.

윤덕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1일 오후 10시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여자부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골잡이 정설빈의 멋진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며 1-0으로 이기고 북한과 나란히 순위표 꼭대기에 올라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심서연을 선택한 윤덕여 감독의 안목이 탁월했다. 가운데 수비수, 측면 수비수 등 여러가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그녀의 능력을 가장 잘 활용한 사례로 높게 평가받아야 할 경기였다. 52분에 방향 전환을 잘못하는 바람에 심서연이 무릎을 다쳐 실려나간 것이 너무나 안타까운 순간이었지만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심서연이 물러나기까지 중국은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던 것이다.

결승골은 정설빈의 왼발 끝에서 나왔다.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박은선, 유영아의 그늘에 가려 실제로 뛸 시간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던 정설빈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빠진 그녀들의 몫까지 더 많이 뛰었다. 그렇게 27분에 기막힌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강유미가 빠른 몸놀림으로 중국의 공격을 차단한 것이 바로 정설빈에게 기회를 만들어준 것이다. 그녀는 중국 페널티 에어리어 반원 부근에서 회심의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다.

공이 정설빈의 왼발 끝을 떠나는 순간 중국 골키퍼 왕 페이가 오른쪽으로 훌쩍 날아올랐지만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여자월드컵 8강에 올라 우승팀 미국과 접전 끝에 0-1로 패한 중국은 후반전 중반 이후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노련한 골키퍼 김정미와 센터백 황보람이 중심을 잡은 한국의 골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

77분에 중국 골잡이 왕 샨샨이 역습 과정에서 재치있게 오른발 토킥으로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잡았지만 침착하게 몸을 날린 김정미의 슈퍼세이브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한국 골키퍼 김정미가 부상을 당해 후반전 추가 시간이 8분이나 주어졌지만 중국의 마지막 파상 공세까지 태극 낭자들이 투혼으로 버텨주었다.

이 승리로 더 큰 자신감을 얻은 태극 낭자들은 4일에 여자월드컵 준우승에 빛나는 일본과 두 번째 경기를 펼치게 된다. 골키퍼 김정미와 미드필더 심서연의 부상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2015 EAFF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여자부 결과(1일 오후 10시, 우한 스포츠센터)

★ 한국 1-0 중국 [득점 : 정설빈(27분,도움-강유미)]

◎ 한국 선수들

FW : 정설빈

AMF : 이금민(61분↔김상은), 이민아, 강유미

DMF : 이소담, 심서연(56분↔손연희)

DF : 김수연, 황보람, 임선주, 김혜리(88분↔서현숙)

GK : 김정미

★ 북한 4-2 일본 [득점 : 리예경(36분), 리예경(66분), 라은심(79분), 라은심(81분) / 마스야 리카(49분), 수지타 아미(70분)]

◇ 여자부 현재 순위표

북한 3점 1승 4득점 2실점 +2

한국 3점 1승 1득점 0실점 +1

중국 0점 1패 0득점 1실점 -1

일본 0점 1패 2득점 4실점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