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8회 부천국제만화축제(위원장 박재동)가 오는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 등 부천시 일대에서 펼쳐진다.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기자회견 장면(사진 = 한국경제TV 와우스포츠)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국내외 영화인과 관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4일 성황리에 폐막했다. 이제 영화제에 이어 만화축제가 ‘영상의 도시’ 부천시(시장 김만수)를 뜨겁게 달군다.
제18회 부천국제만화축제(위원장 박재동)가 오는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 등 부천시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의 주제는 ‘70+30’. 광복 70주년을 맞아 만화를 통해 ‘평화’를 이야기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번 축제에서는 다양한 해외전시콘텐츠와 4D 영화, 김풍 작가 등이 참여하는 토크쇼, 특설코너 등 풍성한 이벤트를 통해 만화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조망한다.
특히 무한한 상상력과 자유로운 표현, 쉬운 전달력으로 시대를 관통하며 과거를 이끌어 왔고, 동시에 미래를 제시해 온 만화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주제의 전시회가 마련돼 있어 흥미를 끈다.
그 중에서도 기획전 ‘만화의 울림, 전쟁과 가족’은 주제전 ‘Between Utopia and Dystopia’와 서로 조응하며 하나의 쌍을 이루는 대표적 전시회다.
▲ 지난 5월 개최된 미리 만나는 사전 BICOF 행사 도중 어린이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1945년 해방 이후 지난 70년 동안 우리가 겪었던 물리적 전쟁과 그것이 남긴 깊은 상흔을 고단했던 지난 삶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는 ‘만화의 울림, 전쟁과 가족’은 ‘만화 70’이다.
반면, 2045년까지 앞으로 다가오는 30년 동안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어느 사이에 있을, 과학기술의 발달로 예측 가능한 미래사회에서 우리는 또 어떤 전쟁과 같은 삶의 모습과 마주하고 있을지 만화가들의 상상력에 기대어 살펴보는 ‘Between Utopia and Dystopia’는 ‘만화 30’이다. 두 전시가 하나가 되어 ‘만화! 70+30’이라는 주제를 웅변한다.
지난해 부천만화대상 대상을 수상한 박건웅 작가의 특별전 ‘짐승의 시간: 김근태-남영동 22일간의 기록’은 잔혹하고 아픈 역사적 진실과 마주케 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주목된다. 고 김근태 의원이 1985년 9월 서울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보낸 짐승 같았던 고문의 시간을 3차원의 공간에 입체적으로 재연한 전시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로 지난해 부천만화대상 해외작품상을 수상한 마스다 미리 특별전 ‘수짱의 공감일기’도 관심을 모은다. 30~40대 독신여성의 삶을 잔잔한 일상처럼 묘사해내는데 탁월한 작가는 수필과 같은 만화로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마스다 미리의 주인공 ‘수짱 시리즈’의 원화와 콘티작업 등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공개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급상승 중인 핀란드 대표 캐릭터 무민 전시가 마련된 기획전도 눈여겨 볼만하다. 무민의 유산 북유럽어린이만화작품들과 함께 ‘무민70, 시계태엽을 감다’라는 타이틀로 관객과 만난다. 한국 체코 수교 25주년을 기념하여 체코의 대표 만화가인 드지안 바반과 보이뎨흐 마셱의 작품이 ‘몬스터 카바레 같은 세상’이라는 전시명으로 소개되는 점도 이색적이다.
▲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된 부천국제만화축제. 사진은 지난 5월 개최된 미리 만나는 사전 BICOF 행사의 한 장면(사진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또한 올해 초 비극적 테러로 다시 ‘표현의 자유’ 문제를 공론화시킨 샤를리 엡도의 자료 40여점이 ‘샤를리 엡도의 입을 막아라!’라는 타이틀로 전시된다. 1950~70년대에 등장했던 한국의 수퍼히어로를 한자리에 모은 ‘전설은 살아있다-한국의 수퍼히어로’, 고우영의 작품을 아버지의 연대기로 구성한 ‘아버지 고우영’, 그리고 ‘앙굴렘만화축제 수상도서전’ 등도 개최된다.
이 밖에 2015 부천만화대상, 대한민국창작만화공모전,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세계어린이만화가대회+틴툰 수상작, 공공브랜드 만화창작지원사업 선정작이 전시돼 예년보다 한결 더 풍성하고 다양한 만화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