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의 '대우조선 살리기' 성공할까

입력 2015-07-21 17:21
<앵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회사의 추가적인 손실을 찾아내고, 손실로 예상되는 유동성 위기는 내부 구조조정으로 극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핵심 내용들이 빠진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신인규 기자입니다.

<기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5월 내정되자마자 현장 실사를 지시하고 3조원 규모의 숨겨진 부실을 포착했습니다.

부실규모를 인정하고 이를 2분기에 모두 반영하겠다며 "사즉생의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지도 표명했습니다.

진단은 좋았지만, 앞으로 내놓을 대책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정성립 사장이 담화문을 통해 1차적으로 발표한 주요 대책은 부동산과 주식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질적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비핵심 자산 매각은 정성립 사장 취임 이전부터 이미 대우조선해양이 추진해왔던 내용에 불과합니다.

골프장과 연수원을 갖고 있는 자회사 FLC는 정 사장 취임 전인 지난해 말부터 매각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 추가 매각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당산 사옥과 을지로 본사로, 이 부분에 대한 매각 논의가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대표적인 구조조정 방안으로 거론되는 인력감축 방안이 빠진 대목에서도 의문점은 남습니다.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상황을 겪었던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이후 1,000여명을 감원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업계에서 가장 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평을 받습니다.

구조조정을 이야기하면서 핵심 부분이 빠진 대우조선해양의 대책은 노조 등 내부에서 예상되는 반발을 의식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일각에서는 현재 상황에 대해 정성립 사장이 자신이 책임질 필요없는 과거를 들추면서 산업은행의 도움만 기다리는 모양새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