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김성근 감독(73)이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아 20일 아침 모처럼 강단에 섰다
주제는 '인간애가 공존하는 리더십과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노하우'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는 한화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 400여명이
올시즌 프로야구 돌풍 주역인 '마리한화'의 '야신'을 뜨거운 박수로 맞이했다.
"오랜만에 양복을 입어보니 체중이 6㎏ 빠져서인지 배가 홀쭉해 옷이 안맞는다"며 말문을 연 김 감독은
"직원에게 1%의 희박한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 잠재력을 100%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며
부모의 마음으로 직원을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리더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세상에서는 자신에게 '비정하다'고 하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피한다는 것 자체가 리더가 될 자격이 없다는 것이고
내가 욕을 먹더라도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바로 리더"라고 김 감독은 힘주어 말했다.
사실 자신도 정에 약하지만 그래서는 사람도 조직도 만들어 낼 수 없고 비정해 보일지 모르나
더 나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선 강하게 해야 한다는 점을 그는 부각시켰다.
올해 프로야구 키워드인 '한화의 도약'을 이룬 실마리를 소개하는 대목에서 그는 오키나와 훈련캠프를 예로 들었다.
"원래 연습경기 중엔 지시를 내리지 않고 전력만 탐색하는데 언젠간 선수들이 과거처럼 어깨가 축 처져 있어
긴급하게 '이기자'는 작전지시를 내렸고 8회에 역전했다"고 소개했다.
그때 승부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심어줬고 이글스의 오늘을 만든 계기가 됐다는 것.
리더십에서 중요한 건 '준비과정'과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김 감독은 거듭 역설했다.
"준비는 일일이 따지지 않기에 허술하게 할 수 있지만 결국 결과가 말을 해준다. 리더가 준비하지 않으면서 부하들에게만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마지막으로 그는 "강하니까 이기는 게 니라 이기니까 강한 것"이라며 "리더가 바람(역경)을 피하면 그 바람은 아랫사람과 조직에 향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