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의 힘 '국민이 삼성 지켰다'‥ 삼성이 풀어야 할 과제

입력 2015-07-17 17:57
수정 2015-07-18 12:38
<앵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최종 성사됐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엘리엇을 상대로 삼성이 승리한 원인과 삼성에게 남겨진 과제들을 진단해보겠습니다.

산업팀 유은길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1>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이 주총에서 승인을 받았습니다. 오늘 엘리엇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었는데, 생각보다 삼성이 수월하게 이겼습니다. 삼성의 주총 승리 요인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기자>

합병안 통과를 위해서는 주총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

제일모직은 오너 지분을 포함해 우호지분이 많고 주주들이 합병시 유리한 측면이 많다는 평가에 일찌감치 통과 예상.

문제는 삼성물산이었음.

삼성물산 주주현황을 보면 삼성 및 특수관계 19.78% / 국내기관 22.26% / 외국인 33.53% / 기타 소액주주 24.43%

삼성은 우호세력과 국내 기관투자자 찬성표를 약 42% 확보한 상태.

그런데 오늘 삼성물산 주총 의결권있는 주주 출석률 84.73%. 합병 가결에 56.49% 찬성 필요한 상황이었음.

약 14%의 추가 찬성표가 필요한데, 외국인 지분 33.53% 중 다수의 반대로 부결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음.

그런데 이 중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 지분이 찬성표를 던지고 여기에 소액주주 24.43% 중 절대 다수가 찬성표를 던지면서 55.72%를 훨씬 뛰어넘는 69.53% 찬성률로 통과

27.5% 이상 추가 우호지분 확보에 성공한 건데, 이는 소액주주 절대다수에 외국인도 상당부분이 삼성편에 선 셈.

삼성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주주들이 평가를 하고 막판에 국민에게 삼성이 적극적인 호소를 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됨.

소액주주의 힘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2> 합병이 가결되면서 삼성그룹은 신성장동력을 마련했지만 앞으로 우려되는 사항들도 있지요? 어떤 게 있나요?



<기자>

이번에 합병이 통과됐지만 삼성과 엘리엇의 싸움이 종지부를 찍진 않을 것으로 예상.

엘리엇이 합병무효를 요구하는 소송을 낼 것이라는 관측.

엘리엇이 또한 우리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할 가능성도.

ISD는 해외 투자자가 상대국의 법령과 정책 등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국제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도록 하는 제도인데 이런 국제 소송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

엘리엇은 ISD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다른 나라에서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적이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태

다만 이번 주총에서 삼성이 압도적인 지지로 합병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삼성이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음.

<질문3> 삼성이 향후 풀어가야 할 과제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지금까지 계획을 밝히고 주주들에게 약속한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 시너지가 나도록 사업 수익 극대화에 노력해야함.

바이오 등 신수종 사업 즉 신성장동력 마련에도 박차를 가해야 함

또한 소액주주들의 도움으로 이번에 합병을 성사시킨 만큼 그 소액주주들의 마음이 떠나지 않도록 주주가지 제고에도 적극 노력해야 함.

아울러 대 국민을 상대로 이번 합병의 정당성과 국내 대표 기업을 지켜달라고 호소한 만큼 국민기업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임.

특히 이번 합병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그룹 경영 승계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창업자인 이병철 선대 회장의 사업보국 정신 그리고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도전정신 등을 계승 발전시켜 나라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존경받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야 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과제도 있음.

전체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합병 건 외에 메르스사태와 IT사업 위기 등 그룹 승계를 앞두고 전반적인 경영 시험대에 올라 있음. 제대로 시험을 치르고 있는데 모두 잘 풀어나가야 하고 현재 다행히 잘 풀리고 있음.

또한 다른 측면으로 우리 경제사회적으로는 국내 대표 기업들이 불합리한 국내 제도 때문에 더 이상 외국계 투기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을 공격받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경영권보호 대책이 차제에 마련되어야 함.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과 국내시장간 제도적 괴리가 없도록 기업의 시장가치와 자산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두 가치 사이의 합리적인 조정 방안 등도 학계와 경제계에서 심도 깊은 논의를 해야 할 필요도 있음.

<앵커>

지금까지 산업팀 유은길 기자와 삼성합병과 관련한 여러 얘기 나눠봤습니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