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위장 12억대 보험사기 적발

입력 2015-07-17 15:41
실제 청각장애인의 진단서를 자신의 것으로 속여 12억여 원의 보험금을 받아내려한 대학교 시간강사가 적발됐습니다.

1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대구 달서경찰서는 '환자 바꿔치기' 수법으로 거짓 진단서를 발급받아 장애급여와 보험금을 청구한 윤모(39·자영업)씨와 조모(34·여)씨를 검거, 사기미수 등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아울러 허위 진단서 발급에 공모한 청각장애인 신모(32·여)씨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대구의 한 대학교 시간강사인 조씨는 윤씨와 함께 보험금을 허위로 수령하기로 2년 전부터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3년 7∼8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의 치명적질병(CI)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했습니다.

이어 같은 해 12월 "조씨가 고등학교에서 축구공에 맞아 양쪽 귀의 청력 80%를 잃어버렸다"고 신고하고, 이듬해 대구 달서구청 사회복지과에 청각장애 2급 진단서를 제출해 장애급여 180만 원을 받았습니다.

또, 세 곳의 보험사에도 총 12억1,200만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보험사기가 설계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조씨를 조사하던 중 수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청력이 크게 손상됐기 때문에 컴퓨터 모니터로 질문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는데, 조사가 길어지자 지친 조씨가 무의식중에 듣는 말에 대답한 것입니다.

경찰은 진단서를 떼어 준 병원에 확인한 결과 실제 진단을 받은 이의 얼굴이 조씨와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어 관할지역 내 청각장애인으로 등록된 90명의 사진을 대조하고 병원 CCTV를 확인한 끝에 윤씨가 실제 청각장애인인 신씨를 데려와 진단을 받는 장면을 확보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식층인 대학교 시간강사까지 가담할 만큼 보험사기에 대한 죄의식이 크지 않고 수법도 지능화되고 있다"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준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 보험사기를 일벌백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