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장품 시장이 실버세대 제품들로 재편되고 있어 일본과 비슷한 고령화 인구 증가 추세인 한국 시장에도 조만간 변화가 일 전망이다.
KOTRA 오사카 무역관이 일본 내 화장품 정보를 취합해 분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3190만명으로 고령화율이 25.1%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 상승한 값으로, 2030년에는 전체 인구의 1/3을 노인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일본 대표 화장품 기업인 시세이도에 따르면 2019년에는 50세 이상 여성의 비중이 5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실버 세대를 중요한 소비자로 인식하고 이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시니어 시프트가 화장품 업계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시세이도에 따르면 2013년 4월부터 2014년 3월까지 1년간 일본에서 50세 이상의 화장품 소비규모는 약 1조6500억엔으로, 전체 화장품시장의 46.7%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7.4% 상승한 비중으로, 실버 세대는 2014년 4월 소비세 증세 전의 수요 급증과 증세 후 회복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실버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경제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다소 가격이 비싸도 상품이 가치가 있다면 계속 구매하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계속된 저가경쟁 탈피의 구원투수로 인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 화장품 업계에서는 고령층 여성 공략을 위한 제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시세이도는 노인여성 6000명에 대해 2년 넘게 실시한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피부에서 모발까지 커버하는 종합 브랜드 PRIOR를 올해 1월 출시했다.
시세이도는 "화장수도 흐르지 않는 젤 타입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도 반짝이는 펄감이 좋다" 등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아름다운 광택(美つや) BB젤크림', 백발을 눈에 띄지 않게 해줘 노력과 시간을 아껴주는 '컬러 컨디셔너' 등을 선보였다. 또한 제품 포장도 큰 글씨로 표기하는 등 노년층을 고려한 마케팅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오도 2011년 50대 이상을 위한 메이크업 브랜드인 'Sofina Primavista Dea'를 출시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브랜드의 파운데이션은 어두워 보이는 노년층의 피부를 밝게 보이게 해주며, 얼굴의 세부까지 잘 보이는 돋보기를 제품에 부착하는 등 노년층을 배려한 것이 특징이다.
가네보는 50대 이상 브랜드인 COFFRET D'OR GRAN을 지난해 선보으며, FANCL도 지난해 12월, 50대 이상을 위한 메이크업 제품 '엑설런트 리치'를 출시하고, 50대 이상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화장품 업계의 경쟁 외에도 이종 업종의 화장품 시장 진입도 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오오츠카 식품은 '이너 시그널'을, 아지노모토는 'jino'를, 산토리 웰니스는 'F.A.G.E'를, 마루하니치로는 'SQUINA'를 선보이며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고, 제약업계에서는 로토 제약이 '하다라보' 시리즈를, 신일본제약이 기초 화장품 '라피네'를 출시해 관심을 모았다.
사진 필름 제조기업으로도 유명한 후지필름도 축적된 콜라겐 관련 기술과 나노기술분야에서 강점을 살려 화장품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한바 있다.
이와 관련 KOTRA 오사카 무역관은 "일본의 실버세대는 경제적으로도 여유롭기 때문에 시세이도는 새로운 시니어 시장을 창출 목표를 강조하는 등 화장품 업계의 실버세대를 겨냥한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기업도 고령층을 겨냥해 보습, 탄력 등 건강효과를 강조해 일본 시장 공략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