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 전남서부지사 김희선 지사장]
젊은이들이 대학을 나와도 적절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통을 받으면서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그리고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는 7포(抛)세대가 되고 있다. 이는 젊은이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학벌경쟁의 사회적 폐해이다. 이는 인력 미스매치 원인이기도 하다.
인력 미스매치 원인 중 첫 번째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기성세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가 학력중심주의 교육을 중요시하는 풍토에서 살아왔다는 것이다. 여전히 이 사회에서는 학력이 곧 능력으로 평가되는 척도로 생각하고 있다. 두 번째는 직업교육이 학교중심 교과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직업교육 수준이 융복합산업현장의 기술수준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학력이 높은 구직자는 많으나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는 드물다”라는 우량 구인기업체의 고충과도 상통된다. 마지막 세 번째 원인은 젊은이들이 꿈과 소질에 따라 평생학습을 통해 단계별로 쌓을 수 있도록 직업교육(전문고, 전문대학, 대학교, 대학원)이 단계별 가치사슬로 연계되지 않고 학교별로 단절된 교육체계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청년 일자리도 외국인근로자로 잠식될 우려가 있다.
또한 변화하는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순수 우리기술로 생산할 수 있는 첨단시설과 기술력을 보유해야한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동등한 상생관계를 구축하여 첨단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우리기술로 생산 수출해야 한다. 이는 부족한 청년일자리 창출 및 국가경제발전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IBM, HP, Microsoft 등 대형기업들의 글로벌 차원의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단지 실적 때문은 아니고 클라우드와 모바일 환경의 급속한 확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글로벌 변화에 항상 주시하고 즉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젊은이들이 꿈과 소질을 키울 수 있는 학교와 직업을 선택하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일학습병행제”와“NCS”를 능력중심사회구현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로 선정하였다.
일학습병행제란?
독일, 스위스의 도제제도를 우리 현실에 맞게 도입한 일터 기반의 새로운 직업교육제도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기업이 신입사원을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 1인당 6천여만원의 재교육비용과 19.5개월이 소요된다고 한다. 기업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기업이 원하는 실무능력과 동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기업은 젊은 인재를 조기 확보하고 국가직무능력표준에 기반한 기업맞춤형 프로그램으로 현장형 인재를 직접 양성할 수 있다. 학습근로자들도 입직준비기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조기에 일터에 들어와 일하면서 배우고 이수 후에는 자격과 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이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소양 등의 내용을 국가가 산업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즉, NCS는 사람중심의 노동시장을 직무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능력중심사회의 취업(채용)자격이며 직업교육훈련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교수지침서라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채용 공고 시 용접사 OO명 채용해도 무방했지만, 현대사회에는 직업의 직무가 세분화, 융복합화, 전문화되어 채용 공고 시 직업별로 표준 직무와 기술 수준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해 건설, 정보통신, 문화예술디자인 등 797개 표준개발을 마쳤다. 그리고 금년 2월초에는 NCS가 스펙을 어떤 식으로 대체해야하는지를 공공기관 취업준비생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NCS기반 자기소개서, 필기평가, 면접문항 등의 예문을 담은 NCS기반 능력중심 채용방안을 만들어 NCS 홈페이지(www.ncs.go.kr)를 공개했다.
NCS 채용과 기존채용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구직자들은 스펙으로 거르지 않는다는 것이며, 관련 현장경험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경력자라도 관련경력이 없다면 인턴경험 또는 현장실습경험이 있는 신입에 비하여 불리하다.
청년들을 책상에서 현장으로 끌어오는 효과가 기대된다. NCS는 제2의 스펙이 아니라 방향을 못잡고 불투명한 미래를 불안해하며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 청춘을 허비하는 청년들에게 방향을 잡아주는 키(Key)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