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을 캔버스로 삼는 바디페인팅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제12회 함양산삼축제’가 선보일 ‘상림숲, 함양산삼축제 그리고 바디페인팅’이다.
‘상림숲, 함양산삼축제 그리고 바디페인팅’은 8월 2일 상림숲에서 진행된다. 바디페인팅 아티스트는 박명선이다. 박명선은 대한민국 국제미술대전, 한강미술대전, 세계평화미술대전 등 각종 예술대회에서 바디페인팅을 주제로 한 회화작품으로 수상을 휩쓴 바 있다.
축제 현장에서 박명선은 3명의 모델에게 천년의 숲 상림공원에서 자란 나무를 입힌다. 모델의 피부는 상림의 나무 질감과 색감으로 덮이게 된다. 관광객들은 살아있는 모델들이 나무줄기가 되고, 모델들이 뻗는 팔이 나뭇가지가 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그녀는 천년의 숲과 모델의 몸을 일치시키는 이 작업을 ‘위장예술’이라고 부른다. ‘위장예술’은 ‘숨은그림찾기’다. 박명선은 인체를 배경에 숨겨 관객으로 하여금 ‘들여다보기’를 유도한다. 관객은 무심코 상림숲의 나무를 보다가 나무로 위장된 모델을 발견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된다.
박명선은 “현대사회의 인간은 각박하고 반복적인 일상으로부터 도피하고 스스로를 감추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자신의 본능과 욕구가 세상과 소통되지 못할 때 인간은 자기자신을 ‘위장’한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딸 등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이번 축제에서 나의 작품을 보는 관객들이 그 가면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양산삼축제를 상징하는 산삼 이미테이션도 진행된다. 나무로 변신한 모델들은 머리 이끼, 풀, 줄기, 이파리 등의 이미테이션을 입고 갓 뽑은 산삼으로 거듭난다. 이미테이션은 인체를 선반삼아 갖가지 모형을 얹어 만드는 조형예술로 바디페인팅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름축제와 함께하는 바디페인팅은 가족단위 관광객들을 위한 ‘어린이 바디페인팅’ 이벤트를 진행한다. 어린이들의 얼굴과 몸에 인체에 무해한 에어브러쉬를 사용해 그림을 그려주고 기념촬영을 해준다. 아이와 동행하는 관광객들의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디페인팅 작업은 적게 잡아도 5시간이 소요된다. 고난이도 작업일 경우 16시간 이상이 들기도 한다. 바디페인팅은 한정된 시간 내에 완성해야하기 때문에 그 시간을 견디는 체력이 필요하다. 바디페인팅 경험이 많지 않은 모델은 작업 도중 기절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박명선은 기본적인 베이스 작업을 하고 축제 현장에 설 예정이다.
이번 바디페인팅이 진행될 상림숲은 고운 최치원 선생이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림이다. 1,100년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어 어린이들의 학습장으로도 인기가 많다. 상림숲 주변은 연꽃단지, 위천천, 함화루, 사운정, 다볕당 등 풍부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박명선은 숲에서 하는 이번 바디페인팅에 대해 “상림숲을 배경으로 나무로 위장하는 모델을 세워 자연에 가장 가깝게 호흡하고 스며드는 인간을 그려낼 것이다. 많은 분들이 이번 작품에 감흥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이번 함양산삼축제에 대해 “산삼은 자연에서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자란 고귀한 식물로 알고 있다. 함양군에서 산삼에 대한 정보를 알리고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일조하는 것 같아 매우 고맙다”며 “함양산삼축제를 통해 사람과 자연이 가까워지는 시간이 마련됐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자연의 고마움을 감사히 여기면서 건강한 삶을 살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12회 함양산삼축제’는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함양상림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산삼 캐기 체험, ‘황금산삼을 찾아라’ 체험프로그램, 심마니 역사탐방 스토리텔링, 심마니 과거 시험장, 이외수와 함께하는 북 콘서트, 창원국악관현악단 공연 등 65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번 바디페인팅은 상황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