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화장품 시대 본격 개막…유기농 성분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

입력 2015-07-13 11:44


국내에도 드디어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기준이 생겼다. 그 동안 업계 자율에 맡겨져 화장품 전반에 걸쳐 무분별하게 사용되던 '유기농' 표시에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것이다. 2015년 7월부터 시행된 '유기농 화장품의 기준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유기농 화장품은 전체 구성원료 중 10% 이상을유기농 원료로 함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유기 농원료에 대한 인증기관이 없는 상황이라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해외인증기관에서 인정을 받은 유기농 원료가 기준이 되고 있다. 국내 유기농 화장품 시대 개막을 맞아 진정한 유기농 원료는 무엇이며, 유기농 화장품 선택 시에 기준이 되는 대표적인 유기농 인증기관과 인증마크에 대해 알아봤다.

▲ 미국, 유럽 등 해외 인증기관에인정받은유기농원료만이'진정한 유기농'으로 인정

새로 시행된 규정을 보면 유기농 화장품 제조에 사용 가능한 원료는 유기농, 식물, 동물, 미네랄 원료와 물이다. 원칙적으로 합성원료는 유기농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지만, 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나 자연에서 유래한 성분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정부에서 허용한 합성원료 내에서 5% 이내로 사용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유기농 표시 제품의 유기농 원료는 해외 인증기관의 기준을 따른다. 정부에서 인정하는 유기농 인증기관으로는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의 공신력있는 정부 산하 기관이나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에 등록된 인증기관이다. 이미 국내외 대표적인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는미국, 독일, 프랑스 등 유기농 관련 선진국에서 만든 유기농 화장품 인증마크를 부착하고 있다.

주요 해외 인증마크로는 미국 USDA, 독일 BDIH, 프랑스 ECOCERT, 이탈리아 ICEA, 영국 Soil Association, 일본 JAS 등이 있으며, 미국, 유럽연합 등은 정부 주도하에 유기농 화장품 인증기관 외에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민간 차원의 인증마크 제도도 갖고 있다.

▲ 해외 유기농 인증기관도 유기농에 대한 정의, 인증 마크를 위한 함량 기준 서로 달라

다만, 해외 유기농 인증기관에서 인증마크를 받았다 하더라도 제품 내 유기농 원료의 함량은 차이가 있다. 이에 유기농 제품을 선택할 때는 유기농 인증마크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제품 내 유기농 원료의 함량까지 따져봐야 한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농무부 USDAOrganic은 미국 내에서 이뤄지는 농산, 축산물, 식품의 재배와 경작을 책임지는 연방정부조직 농무부(USDA)의 내셔널 오가닉 프로그램(NOP)으로, 식품의 유기농 인증을 목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물과 소금을 제외한 나머지 성분의 95% 이상이 유기농 성분이어야 하며 재배기간 중 3년간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배해야 한다는 것이 인증 기준이다. 방부제도 천연 원료로 만든 것을 사용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초기에는 화장품 회사들의 로비로 식품 외에는 USDA Organic 인증을 사용하지않았지만, 미국 유기농 소비자 협회와 미국 유기농스킨케어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의 노력으로 화장품 군에도 USDA Organic 인증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USDA는 제품의 유기농 성분 함량에 따라 차별적인 문구를 제품 패키지에 표기하도록 하는데, 전 성분이 유기농으로 이뤄진 제품은'100% Organic', 95% 이상은'Organic', 70% 이상은 'Made with organic ingredients'라는 문구를 써야 한다. 70% 미만으로는 제품 패키지에 '오가닉(organic)'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없고, 성분표에 함유하고 있는 유기농 원료를 표기하게 된다. 이같이 철저한 인증 과정과 관리를 실천해 세계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미 농무부로부터 가장 많은 제품군이USDA Organic 인증을 받은닥터 브로너스는유기농 외에도 공정무역, NON-GMO 등의 인증마크를 전 제품라벨링에 전면 표기하고 있다. 특히 닥터 브로너스의 모든 제품 패키지에는 유기농 인증 마크와 함께 제품에 사용된 전 성분이 표기되어 있다.

▲ 국내 유기농화장품 기준 마련됐지만 인증 기관 및 명확한 기준이 없어 개선책 필요

7월부터 시행된 '유기농 화장품의 기준에 관한 규정'은 유기농 원료의 정의, 함량뿐 아니라 제조공정, 작업장 및 제조설비, 포장, 보관 등 제조 과정전반에 걸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유기농 인증기관에 대한 추후 계획이 부재하고, 개정된 기준을 근거로 정부가 인정하는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인증마크도 없는 실정이다.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천연 화장품에 대한 기준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최근 들어 대나무, 녹차, 유채 등의 식물성 원료는 물론 열매와 씨앗을 활용한 제품, 마유, 산양유 등 동물성 원료를 함유한 화장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천연', '식물 유래의' 등의 모호한 표현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이를 규정할 명확한 기준이 없다.

전문가들 역시프랑스의 에코서트처럼유기농 화장품 대비 비교적 낮은 기준이더라도천연 화장품의 성분과 함량에 대한 별개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국내 유기농, 천연 화장품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믿고 사용할 수 있는 명확한 규정과 기준 마련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닥터브로너스)

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송이 기자

songyi@blu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