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오늘 오후 3시부터 투자위원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이 자리에서 이번 합병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결정하게 됩니다.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이번 합병이 분수령을 맞을 전망입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민연금이 오늘 투자위원회에서 논의하는 사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찬성과 반대 또는 최종 결정을 민간 자문기구로 넘길 지 여부입니다.
국민연금 투자위원회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을 위원장으로 운용실무자를 포함해 모두 12명으로 구성됩니다.
투자위원회는 최근 1년간 14건의 안건을 심의해 이 가운데 3건을 반대했으며, SK와 SK C&C 합병안건에 대해서는 자문기구로 결정권을 넘긴 전례가 있습니다.
삼성물산 합병건은 사안의 무게감이나 파장을 고려할 때 이번 투자위원회에서도 격론이 예상됩니다.
현재 삼성물산의 우호지분은 이건희 회장과 KCC에 넘긴 자사주를 포함해 19.79%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메이슨, 캐나다연기금 등 외국인 지분 33.5%에 그게 못미칩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11.21%로 이번 투자위원회 결정에 따라 사실상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성패가 갈립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수익률만 고려한다면 이번 합병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두 회사간 합병 비율이 적합한지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데다, ISS를 비롯한 의안 분석기관이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내놓은 점은 부담 요소입니다.
국민연금의 민간 자문기구인 의결권행사위원회 위원들은 일부 개인 의견을 전제로 합병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지만, 나머지 대다수 자문위원들은 이번 합병건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습니다.
<전화 인터뷰> 오정근 건국대학교 교수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주주이기 때문에 노후자산 형성에 보탬이 되느냐 안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국민연금의 고갈 시기를 늦추는 것이 중요한 일이고요. 그다음 우리 경제가 건전하게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느냐. 이 두 가지 관점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합니다"
국민연금이 오늘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면 이번 합병에 대한 찬반 결정은 외부 자문기구인 의결권행사위원회가 맡게 됩니다.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9명의 민간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정부와 재계, 노동계 등의 추천인사로 성향이 모두 제각각인데다, 일러야 이달 15일에나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번 투자위원회의 결정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주총회 이후 공시될 예정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