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특화병원 한강수병원 '15개월 몽골 화상 환아, 두 달간 치료 후 웃음 되찾아'

입력 2015-07-10 11:21


지난 2015년 4월 당시 화상을 입은 칭텡기스는 쇼크 상태였다. 이제 태어난 지 불과 15개월밖에 안 된 칭텡기스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끔직한 화상이었고, 게다가 매우 위독했다.

몽골 현지에서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한 몽골국립외상병원 측은 의학적 교류 및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MOU를 체결한 한강수병원에 칭텡기스를 치료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이에 따라 한강수병원은 즉각적으로 여러 채널을 통해 칭텡기스의 상태를 확인하는 한편 한국으로 이송될 경우 그 위험성과 치료방법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고 칭텡기스의 한국행을 적극 주선함으로써 화상을 입은 지 일주일 만에 한강수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칭텡기스의 치료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었다. 화상을 입은 몽골 아이들은 1차적인 화상 치료 또는 수술을 받고 난 후 초기 대응이 미비한 탓에 재건 수술 또는 흉터 치료를 위해 한국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칭텡기스는 화상을 입은 즉시 한국으로 온 케이스였다.

몽골 의사와 직접 동행해 앰뷸런스를 타고 한강수병원으로 온 칭텡기스는 35%의 화상으로 인해 생명이 위협받는 상태였다. 그대로 두면 아이의 생명을 담보할 수 없었으므로 칭텡기스와 그의 부모는 아주 큰 결단을 내리고 사선을 넘어온 거나 마찬가지였다.

한강수병원 의료진은 칭텡기스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드레싱 처치에 들어갔다. 하지만 화상의 심각성은 전에 사진으로 본 것보다 훨씬 더했다. 양쪽 허벅지와 두 손은 벌겋게 살이 익어버린 상태였다. 1차적으로 드레싱을 마친 한강수병원 의료진은 수술 스케줄을 잡기 위한 2차 회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어진 총 3회의 수술. 고통스러운 수술 과정을 잘 견뎌낸 칭텡기스는 점차 어린 아이의 천진난만한 얼굴로 변해갔다. 처음에 병원에 왔을 때는 아직 걸음마를 떼지 못했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은 재활치료를 통해 뛰어 다닐 정도로 건강해졌다.

하지만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치료받는 데는 어마어마한 치료비가 들어간다. 특히 앞으로 성장할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최대한 본인의 피부가 아닌 인공진피 등을 이용해 치료함으로써 그 치료 효과를 높였기에 칭텡기스 부모에게는 치료비가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였다.

하지만 한강수병원 사회사업팀이 여러 업체들의 후원을 받아 치료비의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었으며, 이런 후원 활동은 MBC <나누면 행복> 프로그램을 통해 칭텡기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었다.

몽골에서도 모금활동을 통해 칭텡기스를 살리는 프로젝트가 진행됐으며, 한국에 거주하는 몽골인들도 자국민을 돕기 위해 SNS을 통해 모금활동을 하거나 꼭 필요한 물품을 전달해주는 등 수많은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칭텡기스의 치료는 세 번의 수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칭텡기스는 막 걸음마를 떼자마자 화상을 입어 제대로 걸음마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꾸준한 재활치료를 통해 걸음마를 뒤늦게 배울 수 있었다. 또한 호기심 많은 칭텡기스는 어린 아이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두 달 간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건강을 회복한 후 지난 3일 몽골로 돌아갔다.

화상을 입은 아이들은 수술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꾸준한 재활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피부 조직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칭텡기스 역시 몽골에 돌아간 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이제부터 의료진이 할 일이다.

한강수병원 장영철 병원장은 칭텡기스에 대해 "피부가 조금 당길 수 있는데 손이나 발을 사용하고 성장하는 데는 지장이 없으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하면서 "화상을 20% 이상 입게 되면 대개 전신에 변화가 오지만 사체피부, 인공진피를 사용해 환자 본인 피부는 최소한으로 활용하면서 치료 효과는 최대한으로 거둘 수 있으므로 치료 경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 병원장은 "피부 구축이 올 수 있지만 심각한 수술까지는 안 해도 된다"면서 "앞으로 피부 관리를 잘하면 더 많이 좋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칭텡기스는 그나마 행운아다. 조속히 한국행을 선택해 치료를 잘 받고 수술도 잘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몽골에는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적절한 수술방법으로 치료하지 못한 어린 환아들이 의외로 많은 상황이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향후 더 큰 화상 흉터로 인해 고생하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강수병원은 앞으로도 몽골 환아들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화상 환자들한테 빠른 판단과 신속한 조치로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화상 환자들의 건강 회복에 앞장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