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칼리 로이드가 6일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2015 FIFA 여자월드컵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헤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다.(사진 = USSOCCER)
디펜딩 챔피언 일본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 몰랐다. 역시 여자축구에서는 경기 초반 기세를 어떻게 휘어잡느냐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미국은 4년 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승부차기 끝에 당한 설움을 단번에 씻어낼 수 있었다.
질 엘리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이 6일 오전 8시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BC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월드컵 결승전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미드필더 칼리 로이드의 해트트릭 맹활약 덕분에 5-2로 대승을 거두고 16년만에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코너킥이나 프리킥 세트피스를 처리하는 정교함과 집중력에서 승부의 갈림길이 일찍 만들어졌다. 경기 시작 후 3분도 안 돼 미국의 선취골이 터졌다. 오른쪽 코너킥 세트피스 기회에서 페널티박스 밖에서 어슬렁거리던 미드필더 칼리 로이드가 기습적으로 빠져들어오면서 왼발을 내뻗었다. 사전에 약속된 동작이 완벽하게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로이드의 선취골 기세는 2분 뒤에도 프리킥 세트피스로 빛났다. 짧게 연결한 프리킥이 골문 앞으로 흘러나오자 로이드가 기다렸다는 듯 오른발로 차 넣었다. 결승전 시작 후 5분만에 이렇게 승부가 기울어버릴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일본선수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두 골을 몰아넣은 미국의 미드필더 칼리 로이드는 홀리데이의 발리슛 추가 골(14분)이 터지고 2분 뒤에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중앙선을 바로 넘자마자 과감하게 찬 롱슛이 일본 골키퍼 가이호리가 미끄러져 넘어진 틈을 타 손끝에 맞고 넘어들어간 것이다. 운도 따랐지만 로이드의 번뜩이는 판단력이 돋보이는 해트트릭이었다.
이렇게 16분만에 완성된 칼리 로이드의 해트트릭은 마치 16년만에 미국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말하듯 기세가 등등했다.
4년 전 독일에서 승부차기 끝에 미국을 3-1로 물리치고 대망의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27분에 오기미 유키가 멋진 왼발 돌려차기 만회골로 한 골을 따라붙고 후반전 초반에 미국 수비수 존스톤의 자책골까지 이끌어내며 2-4까지 만들어냈지만 곧바로 쐐기골을 하나 더 얻어맞으며 주저앉고 말았다.
미국의 미드필더 토빈 히스는 54분에 만들어진 왼쪽 코너킥 세트피스 기회에서 모건 브라이언이 밀어준 공을 받아 깨끗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여자월드컵 결승전 역대 최고의 득점 기록(7골)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미국은 나란히 2회 우승에 빛나던 유럽의 강호 독일을 따돌리고 통산 3회 우승(1991년, 1999년, 2015년)의 감격을 맘껏 누릴 수 있었다.
한편, 아쉽게 2연패에 실패한 일본은 한 달 뒤 중국에서 벌어지는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이번 대회 16강 진출의 위업을 이룬 한국 여자축구대표팀과 만나서 세계 정상급 실력을 한 수 가르쳐주게 된다.
※ 2015 여자월드컵 결승전 결과(6일 오전 8시, 밴쿠버 BC 플레이스 스타디움)
★ 미국 5-2 일본 [득점 : 칼리 로이드(3분), 칼리 로이드(5분), 홀리데이(14분), 칼리 로이드(16분), 토빈 히스(54분) / 오기미 유키(27분), 존스톤(52분,자책골)]
◇ 여자월드컵 결승전 역대 결과
1991년 중국 여자월드컵 ★ 미국 2-1 노르웨이
1995년 스웨덴 여자월드컵 ★ 노르웨이 2-0 독일
1999년 미국 여자월드컵 ★ 미국 0-0(승부차기 5-4) 중국
2003년 미국 여자월드컵 ★ 독일 2-1 스웨덴
2007년 중국 여자월드컵 ★ 독일 2-0 브라질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 ★ 일본 2-2(승부차기 3-1)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