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메르스 청정 지역 선언"..완벽한 방역으로 고객 불안 잠식

입력 2015-07-01 16:41
수정 2015-07-01 17:44
"강남은 모시기 조금 그런데요"

업무상 개포동과 일원동 인근에 출장이 잦았던 20대 회사원 김미숙(가명)씨는 얼마전 택시에 승차하려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택시 기사가 강남쪽으로 가는 것을 꺼렸다는 것이다.

30년 넘게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인석(가명)씨도 메르스 사태 이후 손님들의 달라진 태도에 당황스웠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손님 중에 택시는 깨끗하게 소독을 했는지, 오늘 병원 인근에서 손님을 태웠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메르스 사태라는 유탄을 맞아 한때 20% 이상 승객감소로 이어졌던 택시업계가 차츰 정상화되고 있다.

특히 발 빠르게 택시 내부 방역을 실시해온 서울개인택시조합은 메르스 진정국면이라는 분위기조차 믿을 수 없다며 자체방역을 더욱 강화해 주목을 끌고 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개인택시 기사중에 단 한명이라도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면 택시업계는 끝장이라는 분위기” 라며 업계의 근심을 전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지난 6월 6일부터 서울역 택시 승차장과 개인택시조합이 운영하는 8개 조합충전소에서 택시내부 소독작업을 실시해 왔다.

특히 조합은 운전자가 직접 자신의 차량을 수시로 방역을 할 수 있도록 분무기에 소독제를 담아주는 등 실질적인 방역사업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적극적인 노력에 먼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역시 승객들. 한 개인택시기사는 "소독의 효과는 누구보다 손님들이 먼저 아는 것 같다"며 "소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내부 청소를 한 번 더 하게 되니까 손님들이 더 만족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소독제 및 손 세정제를 차내에 비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서울시의 재정지원을 통해 직원 등 600여명의 동원인력으로 한 달간 54,000리터의 소독제, 5만개의 손세정제를 개인택시 기사에게 보급했다. 기사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개인택시 조합의 관계자는 "이번에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후진국형질환인 결핵과 호흡기질환 예방을 위해서라도 꾸준한 차량 소독이 정기적으로 이뤄진다면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안심하고 이용할거 같다"고 밝혔다

한편 강동지역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강동성심병원을 비롯해 강동 경희대 병원 등 소규모 병원들을 돌아다니며 약 7500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강동지역 택시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소독제 전문회사인 ‘맥스크린’의 도움을 받아 차내에 바로 소독이 가능한 자동 장비까지 동원해 차량 소독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