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수, 중국 수출 화장품 매뉴얼도 바뀌었다?

입력 2015-06-30 01:02


최근 중국 특수로. 중국 시장을 겨냥한 화장품을 개발한 O사의 이정환 대표(가명)는 중국 총판 계약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화장품의 최종 소비자 가격을 해당 총판에서 시장 조사 후 결정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최근 중소기업 화장품의 경우는 중국 수출시 공급율을 산정 후에 선 출시하고, 실제 판매되는 금액을 확인 후 최종 소비자 가격을 책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이처럼 최근 중국에 수출을 진행하는 중소기업 화장품사들의 수출 전략이 변하고 있다. 최종 소비자 가격을 미리 책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율을 미리 결정하고, 시물레이션을 돌려 중국 고객들의 반응을 본 후에 최종 소비자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이 일반화되고 있는 것.

과거 OEM사에 화장품 생산을 의뢰할 경우, 먼저 성분 및 기능 등을 검토해 제안하고, 이를 통해 개발된 제품 제조 가격을 기본으로 화장품의 최종 소비자 가격을 책정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소비자 가격을 미리 책정한 후 OEM사에 제조 금액을 제시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방법이 일반화되고 있는 것 같은 역발상 현상이 중국 수출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라 물류비용이 상승하고, 한국산 화장품 간 유사 제품 난립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화장품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화 전략들이 매뉴얼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 수출을 전문으로 하는 유통사들은 크게 세가지 기본 사항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은 공급율이다. 일부 대기업 브랜드나 공식 채널을 통해 중국에 공급되는 제품들의 평균 공급율은 60~65% 선이지만, 중소기업 제품의 경우는 중국 밴더들이 20~25%선을 요구하고 있어 이를 감안해 가격 책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공급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제품의 제조 원가를 줄이거나 최종 소비자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화장품사들이 늘어나면서 제품의 질이 중요하게 여겨져 제조 원가를 줄이기가 어려워지고 있고, 중국의 규제 강화로 물류 비용이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이를 감안해 중국에서 판매되는 최종 소비자 가격 책정을 거꾸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수출을 원하는 중소기업 제품의 경우 공급율을 먼저 산정한 후에 중국에 가는 물류비와 샘플 판매를 통해 실제 중국에서 판매되는 가격대를 검토해 최종 소비자 가격을 책정한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 제조사로부터 받은 수건서가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수건서를 받기 위해 월 단위로 최소 수량을 개런티 해야 되는 총판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실제 판매되는 금액을 확인해 개런티 수량을 책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에 공급하는 물류 채널이 정부의 단속으로 축소되면서 중국으로 가는 물류 비용이 증가해 이를 반영한 소비자 가격 책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중국으로 가는 물류 비용은 Kg당 4000원 선이었지만 최근 물류가 막히면서 최대 8000원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확고한 중국 물류 채널을 보유한 유통 기업들이 주목 받고 있으며, 유통 기업 간 물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는 디자인이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제품 디자인과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제품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에, 중국 겨냥 제품의 경우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컬러를 기획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아예 중국 디자인만을 전문으로 해주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의 경우는 성공 사례가 다수 발생하면서 국내 기업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중국 유통 전문 기업들은 이를 설명하고 제품을 공급하길 원하는 중소기업에게 디자인 교체를 요청하기도 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제품력이다. 재구매를 위해서는 제품력이 기본적으로 밑바탕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중국에서 다양한 한국산 브랜드들이 소개되면서 중국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유통사들에 따르면 중국에서 선호되는 제품은 이미 유명세를 탄 제품보다는 차별화가 있는 새로운 제품이다.

중국에서 한국산 화장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인기 브랜드의 경우는 취급이 쉽지 않고, 마진율도 좋지 않기 때문에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제품들을 찾는 중국 밴더들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역직구몰을 오픈한 중국 기업들이나 자체 소싱을 통해 중국 대표 유통에 입점을 총판 개념으로 받아 운영되는 국내 유통사들의 경우 특별한 제형이나 디자인을 갖고 있는 제품들을 찾고 있다.

최근 국내 대표 화장품 해외 유통사인 신화코스메틱은 7월 한달간 중소기업 제품들을 모아 바이어들과 연결하는 소싱 페어를 준비 하고 있을 정도다.



이와 관련 국내 유명 중국 전문 유통사 한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과 거래가 많아지면서 공급가 보다는 공급율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해 온 한국 성향이 그대로 중국에도 영향을 주어 중국 밴더들이 공급가 보다는 공급율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중국 시장은 우리나라처럼 화장품 시장이 고가와 저가로 양분화되어 있지 않고, 가격대별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최종 소비자 가격이 갖는 영향이 적은 것도 주된 이유"이라고 설명했다.

또 "특히 최근 중국 물류비용 증가로 화장품들의 공급율 대비 마진율이 적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추가 금액이 더해져 최종 소비자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프로모션 등을 감안, 매월 개런티 할 수 있는 수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공급율에 입각한 최종 소비자 가격 책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는 유통의 경우도, 최종 소비자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최근 로드숍들의 화장품 최종 소비자 가격은 할인 경쟁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중국 특수 화장품들도 라인을 확대하며, 리뉴얼 등의 명목으로 제품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