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검진, 싱글여성도 ‘당연히’ 정기적으로 받아야

입력 2015-06-17 10:43


미혼이거나 젊은 여성들은 산부인과를 ‘아이를 낳을 때에나 찾는 곳’으로 여겨 자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인식한다. 하지만 여성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치료하는 ‘여성의학과’ 개념으로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성의 생식기는 복잡하고 예민한 기관이다. 그만큼 이런저런 증상이 나타나기 쉽지만 어디에다 물어보기도 민망해 애써 ‘별거 아니겠거니’ 하고 넘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모든 질환이 그렇듯 별것 아닌 일이 ‘별일’으로 악화되는 법이다.

초경을 시작했고,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찾아야 한다. ‘굴욕의자’가 싫다고 문제가 있어도 숨기고, 별것 아닐 것이라며 방치하면 수술대에 올라 배를 벌려야 할 수도 있다.

산부인과 검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혼과 출산 시기가 점점 늦어지는 만큼 평소 건강상태를 체크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의 생식기에서는 작게는 질염부터 크게는 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자궁육종·난소암·난관암·복막암 등 부인암까지 나타날 수 있다.

부인암의 경우 최근 20~30대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궁근종만 보더라도 이전에는 주로 40대 이후에 발병됐는데 최근에는 20~30대의 발생 빈도가 급격히 늘었다. 40대 이후 중년층은 정기적으로 부인과 검진을 받는 데 반해 젊은층은 검진은 아직까지 이른 문제로 여겨 잘 받지 않는데서 이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여성 생식기질환은 대부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만약 병에 걸렸고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라도 6개월~1년 사이 발견하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

미혼의, 젊은 여성이라도 반드시 산부인과 검진을 권하는 이유다. 외국의 경우 성교육 시간에도 정기검진의 필요성에 대해 가르친다. 당연히 산부인과에 가는 일은 쉬쉬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일로 여기지 않는다.

산부인과 건강검진은 자궁경부암 검사, 초음파검사, 혈액검사, 염증검사, 냉균검사 등으로 이뤄진다. 문진은 의사가 평소 월경 양이나 주기, 생리전증후군, 초경 나이, 성 경험 유무 등에 대해 질문한다.

신용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의사는 문진 내용을 바탕으로 다른 검사 결과를 해석하는 데 참고하기도 하고, 관련 질환이 있나 체크하게 된다”며 “예컨대 생리량이 너무 적으면 자궁내막증을, 유독 많은 사람은 근종이나 선근증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검사는 혈액을 채취해 질병에 대한 면역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는 필수 코스는 아니고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한다. 초음파검사는 자궁이나 난소에 종양이 있는지를 확인하며 통증이 전혀 없고 대부분은 복부 쪽으로 검사하기 때문에 간단히 상의만 조금 걷어 올리면 된다.

자궁경부암검사는 조직검사를 시행하고, 초음파로 내부를 보며 암 여부를 확인한다. 염증검사는 질염 등 염증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냉균 검사는 간단히 말해 질 분비물을 채취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검사는 아주 빠르게 약 3초 정도면 끝나며 통증이 거의 없다. 신용덕 원장은 “가려움증, 악취, 분비물 등 증세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외생식기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성관계에 의한 발병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나 환경 변화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사 시기는 꼭 정해진 것이 있다기보다 배란기를 선택하는 게 좋다”며 “생리 주기가 28~31일인 여성을 기준으로 생리 후 1주일 후면 배란기 상태로 보는데, 이때 검진받으면 자궁내막 두께가 어느 정도인지, 배란이 잘되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부인과 질환은 사실 가려움증, 따가움 등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기 쉬워 면밀한 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게 ‘질염’이다. 질염은 사실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으로 환자의 80 정도는 아주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며칠 약만 복용해도 쉽게 낫는다. 짊염은 원래부터 몸속에 잠복 상태로 있다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발병하거나, 곰팡이나 세균에 감염돼 갑자기 올라오기도 한다.

그 다음으로는 각종 성병이 많다. 성병은 말 그대로 성관계로 인한 질병이며 정상적인 성관계를 가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출될 수 있다. 성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결코 부적절한 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신 원장은 “성병은 최악의 경우 자궁파열, 골반염, 불임에 이르게 만들 수 있다”며 “초기에 약만 잘 쓰면 한 달 안에 나을 수 있는 병도 많으니 불안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