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 25분에는 전가을의 역전골이 터졌지만, 후반 44분 또 다시 실점을 허용하며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사진 = 대한축구협회)
여자월드컵 첫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컸던 것일까? 후반전 경기 운영이 너무나 아쉬웠다. 다 잡은 승리였기에 그 안타까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14일 오전 8시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월드컵 E조 코스타리카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유영아의 왼발 터닝슛, 권하늘의 멋진 중거리슛까지 전반전 출발은 너무나 좋았다. 여자월드컵 두 번째 도전에서 첫 승리를 거두는 것과 동시에 16강 진출권을 따내겠다는 집념이 돋보였다.
하지만 수비 조직력에서 또 한 번 빈틈을 드러내고 말았다. 17분, 코스타리카의 프리킥 세트 피스가 빛났다. 우리 수비수들 뒤로 빠져들어온 멜리사 에레라가 절묘한 로빙슛을 성공시킨 것이다. 20대 후반의 여성 감독 아멜리아 발베르데가 한국 수비라인의 문제점을 정확히 알고 준비시킨 것이 느껴지는 선취골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태극낭자들이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곧바로 2분 뒤에 동점골 기회를 만들어냈다. 유영아의 드리블을 코스타리카 플레이메이커 그라나도스가 걸어 넘어뜨린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온 카리나 비툴라노 주심의 판정은 단호했다.
이렇게 얻은 페널티킥 기회에서 지소연의 오른발 인사이드 킥이 빛났다.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5분 뒤에 만들어낸 역전골이었다. 브라질과의 첫 경기에서 좋은 득점 기회를 두 차례나 놓쳐 아쉬움을 남겼던 전가을이 그 아픔을 씻어내는 멋진 역전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혜리와 강유미가 만들어낸 공간 돌파가 훌륭했다. 강유미의 마무리 크로스도 일품이었고 이 궤적으로 읽고 재치있게 빠져들어간 전가을의 돌고래 헤더슛도 아름다웠다.
이대로 후반전을 맞이한 한국선수들은 매우 공격적으로 밀고 올라오는 코스타리카를 제대로 요리하지 못했다. 역습 기회가 왔을 때 빠른 방향 전환 패스가 필요했지만 지소연의 드리블을 이어받아 마무리지을 동료들이 안 보였다.
그만큼 코스타리카 수비수들의 거친 압박이 돋보인 후반전이었다. 74분에 한국 골문을 강타한 로드리게스의 왼발 중거리슛이 그녀들의 의지를 말해주는 장면이었다.
결국 코스타리카 선수들은 88분에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알바라도의 침투 패스가 돋보였고 후반전 교체선수 비얄로보스가 가슴 트래핑 이후 오른발 돌려차기로 끝냈다.
태극낭자들로서는 상대 팀 플레이메이커 둘(그라나도스, 알바라도)이 어떤 방법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는가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통한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은 여자월드컵 두 번째 도전만에 첫 승점을 따내는 역사를 만들었다. 현재까지 1무 1패(2득점 4실점)의 초라한 성적으로 E조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18일 오전 8시(한국 시각) 오타와에서 벌어지는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대망의 월드컵 첫 승리와 16강 진출이라는 기념비적인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 2015 FIFA 여자월드컵 E조 결과(14일 오전 8시,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
★ 한국 2-2 코스타리카 [득점 : 지소연(20분,PK), 전가을(25분,도움-강유미) / 멜리사 에레라(17분,도움-알바라도), 비얄로보스(88분,도움-알바라도)]
◎ 한국 선수들
FW : 유영아(77분↔이금민)
AMF : 전가을, 지소연, 강유미(63분↔정설빈)
DMF : 권하늘, 조소현
DF : 이은미, 황보람, 심서연, 김혜리(84분↔임선주)
GK : 김정미
★ 브라질 1-0 스페인
◇ E조 현재순위
1위 브라질 6점 2승 3득점 0실점 +3
2위 코스타리카 2점 2무 3득점 3실점 0
3위 스페인 1점 1무 1패 1득점 2실점 -1
4위 한국 1점 1무 1패 2득점 4실점 -2
◇ E조 남은 일정
☆ 한국 - 스페인(6월 18일 오전 8시 오타와 랜스돈 스타디움)
☆ 브라질 - 코스타리카(6월 18일 오전 9시 몽튼 스타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