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최대속 집값 상승 '미미'

입력 2015-06-10 17:00
<앵커> 주택거래가 3달 연속 사상 최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거래가 많던 시기와는 달리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집값이 크게 오르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14만여가구에 달하는 입주물량과 금리인상 가능성이 주요변수입니다.

김동욱 기자입니다.

<기자> 3년차 주부 A씨는 전세금을 5천만원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등쌀에 떠밀려 결국 서울 영등포 소재 아파트를 샀습니다.

이미 대출을 많이 받은 만큼, 꼼꼼하게 고르다가 가장 싼 매물을 택했습니다.

<인터뷰> A주부 / 서울 영등포구

"집주인이 전세가격을 너무 많이 올리다 보니깐, 집을 차라리 구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부동산에 전화 많이 하고 발품을 많이 팔아서 좀 싼 걸로 매매를 하게 됐습니다."

전세값 상승은 한때 주택가격 상승의 신호탄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세값이 오르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공식은 올들어 이미 깨진 상태입니다. 실수요자 위주의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가격 상승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5월 주택매매 거래량은 11만건으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40% 넘게 증가했습니다.

월별 기준으로 3개월째 사상 최대입니다.

그런데 이 기간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폭은 0.23%에서 0.02%로 오히려 둔화됐습니다.

예전과 달리 늘어난 거래량 만큼 가격은 크게 뛰지 않고 있는 겁니다.

지난해 전국의 주택매매 거래량은 2006년 이후 8년 만에 100만건을 돌파했는데, 가격 상승률은 2006년 11.6%보다 10%p 낮은 1.7%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하반기에는 14만여가구에 달하는 입주물량과 금리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뷰>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구매력이 튼튼하지 않은 30대나 서민층들이 빚을 많이 내서 집을 사고 있는데요. 금리가 오른다던지 집값이 떨어질 경우에는 본인은 물론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너무 많은 빚을 내기 보다는 적절한 빚을 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전세난에 지쳐 집을 사는 사람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가격 상승을 기대한 무리한 대출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동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