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뭐볼까] 6월 뮤지컬 기대작 풍년

입력 2015-06-09 17:26
수정 2015-06-10 10:07


6월 공연계는 기대작들의 각축장이다. 대형 작품으로는 뮤지컬 ‘데스노트’, ‘체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엘리자벳’, ‘시카고 오리지널’ 등이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이뿐인가. 중소극장에는 ‘베어 더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 ‘사의찬미’,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의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중에는 이미 무대에 올라간 작품들도 있지만, 초연작들도 다수 섞여 있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6월 ‘공연뭐볼까’에는 이미 시작된 공연과 재연 작품을 제외하고 눈여겨 볼만한 초연 작품들을 소개한다.



배신, 야망 그리고 체스

뮤지컬 ‘체스’

6월 17일부터 7월 1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뮤지컬 ‘체스’는 조권, 키(샤이니), 신우(B1A4), 켄(빅스) 등 아이돌이 대거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거센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진 러시아 체스 챔피언 ‘아나톨리’ 역을 연기한다. ‘아나톨리’의 라이벌인 미국의 체스 챔피언 ‘프레디’ 역은 신성우와 이건명이 각각 맡았으며, ‘프레디’의 조수이자 ‘아나톨리’와 사랑에 빠지는 여인 ‘플로렌스’는 안시하와 이정화가 출연한다.

뮤지컬 ‘체스’는 화려한 캐스팅도 캐스팅이지만, 30년 만에 이뤄지는 한국 초연으로도 기대가 높다. 이번 공연은 아시아 최초 무대다. 작품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에비타’ 등의 작사가 팀 라이스가 가사와 극본을 썼고, 음악은 ‘아바(ABBA)’의 비요른 울바에우스와 베니 앤더슨이 참여했다. 드라마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음악을 한국 배우들이 어떻게 소화할지도 관람 포인트다.

작품은 냉전 시기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체스’에 은유한다. 뮤지컬 ‘체스’는 1984년 콘셉트 앨범을 발매한 후, 1986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다. 한국 공연에는 뮤지컬 ‘로빈훗’, ‘조로’ 등의 왕용범 연출이 함께한다. 음악감독은 이성준이, 안무가로는 서병구가 함께한다.



벌거벗은 청춘

‘베어 더 뮤지컬’

6월 17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한국에서 공연된 뮤지컬 중 성소수자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몇이나 될까. ‘베어 더 뮤지컬’은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그 시도부터가 인상적인 무대다.

‘베어 더 뮤지컬’은 2000년 미국 LA에서 초연됐다. 작품은 동성애, 마약, 자살 등 불편한 소재들로 위기에 놓인 청소년들의 모습을 파격적으로 담아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보수적인 카톨릭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이곳의 학생인 피터와 제이슨은 연인 사이다. 학교 킹카인 제이슨에 반해, 피터는 소심한 성격으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 피터는 커밍아웃을 원하지만 제이슨은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까 거부한다.

한국 공연은 한국 뮤지컬계가 주목하고 있는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제이슨’ 역에는 성두섭 전성우 서경수가, ‘피터’ 역에는 정원영 윤소호 이상이가 무대에 오른다. 퀸가 ‘아이비’ 역은 문진아와 민경아가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그 외에도 배두훈, 이예은, 전역산, 배명숙, 방보용, 문남권, 송이주, 백주희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 초연 무대다. 뮤지컬 ‘머더발라드’, 연극 ‘유도소년’ 등에서 재치 있는 연출력과 극의 템포를 잘 살려냈던 이재준이 연출을, 뮤지컬 ‘머더발라드’, ‘드림걸즈’ 등에서 활약했던 원미솔이 음악감독을 맡는다. 안무는 뮤지컬 ‘파리넬리’, ‘해를 품은 달’의 정도영이 참여한다.



이름만으로 압도당한 초대형 신작

뮤지컬 ‘데스노트’

6월 20일 성남아트센터

뮤지컬 ‘데스노트’는 시작부터 숱한 화제를 몰고 다닌 작품이다. 홍광호 김준수 정선아 등 스타 배우의 원캐스팅, 일요일 휴공, 전회전석 매진이라는 걸출한 기록들은 바로 그 방증이다.

작품은 2003년부터 ‘주간소년 점프’에 연재된 만화 ‘데스노트’가 원작이다. 원작 만화는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대히트작으로, 2006년에는 영화로도 개봉돼 인기를 누렸다. 뮤지컬은 원작의 스릴감을 살린 스토리와 치밀한 심리전으로 입체적인 무대를 만들어 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일본 공연계를 대표하는 ‘쿠리야마 타미야’가 연출을 맡았다. 쿠리야마 타미야는 뮤지컬 ‘쓰릴미’를 통해 국내 관객과 이미 만난 바 있다. 그는 뮤지컬 ‘데스노트’에 대해 “과거에는 살인에 반드시 동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야말로 무서운 일이며, 세상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일본이 배경이지만 전쟁 후 부흥과 발전의 길을 걸어온 한국에서도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다”고 전했다.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단연 주목을 끌었던 것은 바로 홍광호와 김준수의 만남이다. 이번 공연에서 홍광호는 ‘데스노트’를 통해 자신만의 정의를 구현하려 하는 ‘라이토’ 역을, 김준수는 ‘라이토’와 운명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는 ‘엘’ 역으로 분한다. 매 출연작마다 큰 화제를 모아온 두 사람의 만남이 어떤 식으로 작품 속에서 조우할 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