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바나나 잔류 농약 이슈 등 농산물의 먹거리 안전성이 대두되면서 농약과 과일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친환경, 저농약, 유기농 농법 재배 등소위 안전한 과일에 대한 지나친 믿음이 또 다른 맹점을 낳는다는 주장도 있어 눈길을 끈다.
◆ 무농약이 진리? No! 풍토병, 해충, 기생충 위험도 높아
깨끗한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뉴질랜드의 국가 연구 기관인'플랜트 앤 푸드 리서치(Plant and Food Research)'의 짐 워커(Dr. Jim Walker) 박사는 적은 양의 농약을 사용했다는 프리미엄 과일은 대형 유통 브랜드에서 마케팅 수단으로 띄운 면이 크다고 말한다. 해당 발표는 2015년 시트러스 과학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것으로,적은 양의 농약을 사용한 과일은 적정수준의 농약을 사용한 과일보다 오히려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그에 따르면, 과일별로 인정된 기준치의 잔류농약의 경우 인체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아주 보수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하며 적은 양의 농약으로 재배하는 환경의 과일들은 오히려 풍토병, 해충, 기생충 등이 완벽히 제거되지 않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식물 자체가 생산하는 천연독성물질과 살충제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의견도 있다. 과일 등 식물 자체에는 외부 환경에 방어하기 위해 천연독성물질을 생산하는 능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의 저명한 암연구 학자이자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인 브루스 에임스(Bruce N. Ames, Ph.D.) 박사는 2014년 사이언티스트지의 기고문을 통해 어느 정도 적정수준의 농약을 살포하지 않으면 이 천연독성물질의 농도가 과일 잔류 농약량의 최소 100배에서 많게는 1000배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식물의 대표적인 천연독성물질인 솔라닌과 차코닌의 경우 미국에서 사용이 금지된 합성살충제 파라티온만큼 독성이 강하다. (출처:한국작물보호협회(KoreaGPA))
이와 같이 많은 학자들은 오랜 시간 연구되어 안전성이 인정된 농약의 적절한 사용은 섭취하는 과일의 안전성을 더욱 확실하게 해주는 장치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이들은 안전한 과일 섭취를 위해서는 농약의 살포 유무 보다는 각 과일에 잔류하는 농약의 허용 기준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 잔류농약 기준치에 대한 바른 이해, 안전한 과일vs주의해야 할 과일
국내에서도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앞선 사례와 같이 농약의 유무보다는 허용 기준치에 대한 논의가 안전한 과일 선택에 중요한 요소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일 구매 시 각 과일 별 기준치를 정확히 파악하여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과일을 구매해야 한다.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과일들의 농약 잔류 허용 기준치는 식품의약품약안전처의 잔류농약 데이터베이스 사이트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특히, 잔류 농약 기준치를 체크할 때는 해당 과일이 어떤 방법으로 섭취되는지 고려하면서 허용 기준에 대한 수치를 이해하는 것이 안전한 과일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일상적으로 친근한 과일의 잔류농약 허용 기준을 예로 들면, 각 품목별 허용 기준이 상이함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바나나 0.02ppm, 수박 0.2ppm, 딸기, 배, 복숭아, 사과는 10.0ppm이다. 특히 농약 이슈로 주목 받은 대표적인 수입 과일인 바나나의 경우, 수입 과일에 대한 국내의 엄격한 검열 기준으로 잔류농약 허용 기준이 현저히 낮아 다른 과일 대비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바나나의 경우 두꺼운 껍질로 인해 실제론 과육까지 잔류농약을 포함한 오염물질이 침투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이에 반해 딸기나 사과 같은 과일은 바나나에 비해 잔류농약 허용 기준치가 500배 이상 높고 바로 먹는 과일이라 섭취 시 세척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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