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메르스 2번째 완치자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진단받아야"
국내 첫 메르스 환자를 진료한 후 메르스에 감염됐다 8일 퇴원한 서울 강동구 365서울열린의원의 의사 (5번 환자·50)는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7층 회의실에서 진행된 보건복지부 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5번환자는 국내 다섯 번째 메르스 감염자며 두 번째 완치자다. 지난 5월18일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폐렴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이 병원을 찾았고 이 때 환자를 진료하다 메르스에 감염됐다.
정장을 입고 N95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을 끼고 인터뷰 장소에 나온 그는 첫 환자 방문 당시 상황을 얘기해달라는 질문에 "환자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엑스레이를 찍고 10분 이상 상담을 했다"며 "외모와 엑스레이 상 폐렴 소견이 상당히 심했다"고 했다.
메르스 2차 감염자가 발생하고 정부의 자가 격리 지시가 내려지면서 그의 병원이 있는 건물은 방역 소독에 들어갔다. 집에서 지내게 된 5번환자는 거실에서, 가족은 방에서 지내는 분리 생활을 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5번환자 에게도 메르스 의심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소화가 잘 되지 않았고 저녁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다. 근육통 증상도 생겼다. 보건당국에 검사를 해야겠다고 연락을 한 후 다음날인 26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메르스 진단을 받은 후 5번환자가 가장 걱정한 것은 신장합병증이었지만 이에 관한 증상은 없었다.
그는 "메르스 감염 후 3~4일 정도 힘들었다. 소화기증상, 열, 근육통 등이 주 증상이었고 기침은 별로 없었다"며 "열이 심할 때는 39.7도, 거의 40도까지 올랐지만 약을 먹으면 떨어졌다"고 했다.
또 "독감의 통증을 7이라고 하면 메르스는 3, 4 정도였다. 감염 5일째부터는 열도 떨어지고 많이 회복됐다"며 "근육통은 무릎이나 허벅지 쪽이 있었지만 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메르스로 진단된 그는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등을 이용한 치료를 받았다. 치료 과정에 대해 5번환자의 주치의인 국가지정 격리병원 의사 최모씨는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10일 정도 진행했다"며 "치료 3~4일이 지나면서 열도 소실되고 혈소판도 떨어지다가 정상이 됐다"고 했다.
이 같은 치료 후 두 차례의 객담 검사를 통해 5번환자는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았다. 국내 두 번째 메르스 완치자가 된 것이다. 메르스 증상이 사라진 후 5번환자를 괴롭힌 것은 인터넷 등을 통해 떠돌아다니는 잘못된 소문이었다. 5번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고 진료했다는 얘기가 돌아서 괴로웠다"며 "잘못된 사실이 인터넷 상에 올라오는데 대처하지 못하는 게 가장 답답했다"고 했다.
그는 "독감이 유행했을 때는 마스크를 쓰고 진료를 했다"며 "병원에서 (상대방에 대한 예의 등을 고려해) 마스크를 쓰고 진료하는 것을 꺼리는 데 기침 고열이 있는 환자는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의 대처 방식에 불만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최선"이라며 "모든 병원이 밝혀졌기 때문에 직간접 관련이 있고 증상이 있다면 보건당국에 연락해 검사해야 한다"고 했다.
병원 운영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질문에 그는 "메르스가 진정된다면 다시 회복될 것"이라며 "(병원 이름 공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한 빨리 진단 받아야 하고 그 다음엔 의료진에 맡겨야 한다"며 "시민들이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