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 프리미어리그 결산(4)] 마이클 캐릭 원맨팀? 지옥과 천당 오간 반 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력 2015-06-03 13:57
수정 2015-06-08 00:16


▲ 캐릭의 후계자 영입을 포함해 대규모의 보강이 이뤄져야 할 맨유(사진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14/15 시즌 성적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위

잉글랜드 FA컵 8강

캐피털 원 컵 2라운드

14/15 시즌 결산

극과 극을 오간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했던 루이스 반 할 감독은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의 선방쇼에 힘입어 어렵사리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싸움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찾아온 ‘죽음의 일정’에서, 반 할 감독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자신이 왜 명장으로 불리는지를 증명했다.

그러나 마이클 캐릭이 부상으로 빠진 시즌 막판에는 다시 한 번 최악의 경기를 펼치며 비난에 휩싸였다가, 리버풀의 동반 부진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에 성공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지옥과 천당을 왔다 갔다 했던 시즌이었다.

여름 이적시장 과제

보강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 우선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가 떠날 경우 No.1 골키퍼를 영입해야 한다. 빅토르 발데스가 뒤를 받치고 있지만, 장기적인 대안으로 보기는 어려운 데다 기량 자체도 부상 이전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파엘 다 실바가 반 할 감독의 눈 밖에 나면서 오른쪽 풀백 보강도 필요한 상황이 됐다. 올 시즌 내내 주전 라이트백으로 출전한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공격력에 비해 수비에서 약점이 뚜렷한 선수다. 맨유가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공수 밸런스가 좋은 라이트백 영입이 필수다.

지난 시즌 내내 지적됐던 센터백 포지션 보강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수비진을 리드해주면서 공격 전개의 시발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센터백은 맨유의 수비진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각이다.

‘마이클 캐릭 원맨팀’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캐릭 의존도가 높았던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 역시 보강이 필요하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캐릭 이외에는 믿을 만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다는 사실이야말로 올 시즌 맨유가 고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유가 가장 먼저 보강해야 할 포지션이다.

공격수 영입도 고려해야 한다. 로빈 반 페르시는 다시 반(半) 페르시로 돌아갔고, 노쇠화의 징후도 뚜렷하다. 라다멜 팔카오는 팀을 떠났으며,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도 주전급 공격수와는 거리가 멀다. 물론 골키퍼나 라이트백,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에 비해서는 영입이 급한 포지션이 아니지만, 생각처럼 자원이 풍족한 포지션이라고 할 수도 없다.

15/16 시즌 예상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큰 돈을 풀겠다고 공언한 만큼, 다음 시즌 반 할 감독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선수단을 갖고 시즌에 임할 것이다. 반 할 감독도 프리미어리그 무대와 맨유라는 팀에 충분히 적응했다. 여름 이적시장을 제대로 보낸다면, 다음 시즌 맨유는 훨씬 강해진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다만 큰 폭의 선수단 보강이 반드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는 물론, 아스널까지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상황이라 시즌 초반의 부진은 치명타가 될 공산이 큰데, 베스트11 중 절반 가까이가 물갈이된다면 시즌 초반의 시행착오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유가 대폭의 선수단 개편을 단행한다면, 맨유가 진지하게 우승에 도전하는 시즌은 다음 시즌이 아니라 다다음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