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것이 약이다] "진통제 자주 먹으면 효과 떨어진다?" 정답은?

입력 2015-06-01 14:28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A씨(32)의 핸드백에는 언제나 진통제 한 통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로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두통’과 말 못할 ‘생리통’ 때문. 하지만 최근에는 진통제 한 알로는 부족해 두세 알은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A씨는 ‘진통제 내성’ 탓인 것 같아 통증을 참아보려 노력했지만 극심한 생리통 앞에서는 자연스레 약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고민을 털어 놓았다.

A씨처럼 아플 때마다 진통제를 복용하면 나중에는 내성이 생겨 후에는 복용량을 늘려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진통제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에 불과하다.

진통제는 그 성격에 따라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로 나뉘는데, 마약성 진통제는 내성뿐 아니라 의존성,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약국과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에는 내성이 없다. 그렇다면 A씨는 왜 점점 많은 양의 진통제가 필요하게 된 것일까?

◆ 문제는 ‘진통제’ 탓이 아닌, 당신의 ‘통증’ 때문

일반적으로 진통제는 단일 성분과 복합성분으로 구성된 것으로 나뉜다. 단일 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이부프로펜 성분, 아스피린 등이 있다. 이는 내성이 없는 진통제다.

반면 주 성분을 도와주는 ‘카페인’은 의존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 진통제 중 카페인이 든 제품은 카페인 의존성 때문에 더 많은 양을 원하게 될 수 있지만 이는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로, 일주일에 두세 번 수준의 복용자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므로 A씨의 진통제 복용량이 늘어난 이유는 바로 그 질병 자체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루 한 알로 통제되던 생리통이 두 알이 필요하다면 생리통이 더욱 심해졌거나 해당 진통제와 맞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 자신에게 맞는 ‘진통제’ 고르는 방법

그렇다면 자신에게 맞는 진통제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일반적으로 진통제는 단일 성분으로 이루어진 것을 선택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으며, 해열진통제와 소염진통제 등 용도에 따라 구분해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는 음식물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력이 떨어져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는 위장장애, 위출혈의 위험이 있어 식후 30분 후에 복용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타이레놀’을 들 수 있다. 타이레놀은 안전성이 검증되어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으며, 일일 성인 최대 허용치인 4g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복용하면 임산부는 물론 어린이도 복용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과다 복용 시 간 손상을 일으킨다고 보고되어 있지만 의사나 약사와 상의 하에 정량을 복용하면 술을 먹는 사람이나, 간이 약한 사람에게도 에게도 효과적인 진통제다.

진통제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약인 만큼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속설도 많은 편이다. 따라서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속설을 신뢰하기보다는 의사나 약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통제라고 해서 무조건 내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자주 먹는다고 해서 효과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프면 참지 말고 진통제를 복용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