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24년만에 무죄-재판부 같은 증거로 다른 판결"

입력 2015-05-30 23:51
수정 2015-05-31 02:45


▲ 그것이 알고싶다,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의 진실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30일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조명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 1998년, 2007년에 이어 세 번째로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방송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24년간 진행된 치열한 진실 공방을 추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사건 관계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필적감정을 통해 진실에 가가이 다가갔다.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은 1991년 5월 8일 한 사건에서 시작된다.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한 남자가 분신 자살 후 불에 탄 주검으로 발견된 것. 가족과 친구들은 그의 분신자살을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망한 남성은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여자 친구와 가족들에게 결혼을 이야기하는, 미래를 꿈꾸던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알고싶다'에 따르면 가족들은 김기설 씨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두 장의 필적이 숨진 아들의 글씨가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 가족이 제출한 김 씨의 필적은 한 눈에 보기에도 유서의 필적과는 달라보였다.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검찰은 김 씨의 죽음을 밝히기 위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주변인들의 필적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문서를 입수했다. 김 씨의 사망 후 6일 째 되던 날, 검찰은 김 씨의 유서와 비슷해 보이는 필적을 발견했다. 그것은 김 씨의 지인 강기훈이 과거 경찰에 연행되었을 때 작성했던 진술서의 필적이었다.

검찰은 즉각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두 문서의 필적감정을 의뢰했고 결과는 놀랍게도 두 사람의 필적이 일치한다는 것. 검찰은 이를 토대로 강기훈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후 이 사건은 5월 18일 언론에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으로 대서특필되며 당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숨진 김 씨와 강기훈은 재야단체인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의 사회부장과 총무부장 이었다. 강 씨의 유서대필사건이 보도되면서 그들의 지인과 전국 각지의 재야단체 관계자들은 보관하고 있던 그들의 필적을 공개했다. 검찰은 사건 발생 5일 후, 과거 김 씨가 근무했던 군부대까지 방문하여 그의 필적을 수집해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검찰이 입수한 필적자료들의 행방은 점점 묘연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씨의 분신자살은 배후 세력이 선동한 죽음으로 탈바꿈, 연일 뉴스 1면을 장식했다. 김 씨의 분신 자살을 종용하고 방조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강기훈은 끝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강기훈은 이후 24년 만에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 강기훈 변호인은 "24년 만에 무죄를 받았다. 같은 증거자료를 가지고 24년 후에 재판부가 다른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