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전문가 임영주 교수가 제안하는 효율적 교육 공간은 '밥상머리'

입력 2015-05-29 17:57


가족과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그나마 하루 중에 가족과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바로 식사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하루 한 끼조차 가족과 함께 식사하지 못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2013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국민 7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족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46.1%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는 2005년 조사결과가 62.9%였던 것이 비해 16.8% 감소한 수치이다. 또한, 저녁식사 역시 2005년에는 76.0%가 가족과 함께 식사했던 것에 비해 2013년에는 65.1%로 10.9%로 감소했다.

실태가 이렇다보니, 예전에는 가정에서 자연스레 이뤄지던 '밥상머리 교육'이 재조명받고 있다.

부모교육 전문가인 임영주 교수(신구대)가 중요시하는 소통의 공간 역시 '밥상머리'이다.

임영주 교수는 "먹을 수 있는 장소와 공간이 '집'이었던 예전에 비해 지금은 굳이 집이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서나 먹을 수 있고, 가족 구성원들의 바쁜 일정으로 식사 시간이 일정하지 않게 자유로워진 것이 식사를 하기 어려워진 이유"라고 말한다.

또 임 교수는 "밥상머리 교육은 일석다조의 효과가 있다"며 "부모는 자연스럽게 자녀의 성장과정을 알 수 있고, 자녀는 자연스럽게 예절과 인성을 발달시킬 수 있으며, 가족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교육전문가들도 일주일에 2회 이상 '밥상머리 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스마트폰 중독 정도가 낮아지고, 학교생활 적응도가 올라간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학업성취도도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밥상머리 교육'을 잘못 받아들여 자녀를 교육하고 훈계하는 자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밥상머리 교육을 위해서는 식사시간에 TV나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아이의 말에 공감하며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 정도라면 훌륭하다.

아이러니하지만 밥상머리 교육은 '무엇을, 어떻게 할까'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가족과 맛있게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다. 자녀 교육은 부모가 '교육'이라는 욕심을 내지 않을 때 더 잘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영주 교수는 "밥상머리 교육은 단순히 밥만 같이 먹는 것이 아니라, 재료 준비, 조리, 정리까지의 모든 과정을 자녀를 포함한 온 가족이 함께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아이들은 사회성 및 부모와의 정서적인 안정감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 교수는 "각자의 공간이 분리되고, 거실마저 말없이 TV 시청하는 공간이 된 요즘, 가족소통의 성공적인 장으로 밥상머리의 공간을 활용하길 바란다"며 "퇴근 시간이나 학원 시간을 조정해서라도 일주일에 2번 이상은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