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계의 대부 이경규가 자신보다 12살 아래인 후배 이윤석을 스승으로 꼽았다.
56세 중년 개그맨 이경규의 스승으로 선택된 이윤석의 등장에, 왜 이경규가 그를 스승으로 지목했는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25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서는 '인생의 스승을 찾아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라'는 미션을 받은 MC 이경규가 '인생 스승'으로 이윤석을 만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이경규는 "내가 고민이 있을 때나 굉장히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상담하는 사람. 그 사람이 나의 스승님이다"라며 "이윤석은 나의 스승이다"라고 밝혔다.
이경규는 이윤석에게 "우리 한 20년 됐나?"라고 질문하며 그를 스승으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경규는 "이윤석은 내가 모든걸 상의하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네가(이윤석) 해주는 이야기들이 결정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이윤석에게 영화 시나리오를 미리 보내주고 사전에 상의를 한다"며 이윤석이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후배임을 드러냈다.
계속해서 이경규는 "이윤석은 나에게 충고를 안 하는 스승이다. 그게 정말 좋다"고 너스레를 떨며 "중년의 남자는 충고보다는 지지가 필요한 나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경규는 "내가 입원을 두 번 하고 큰 수술을 한 번 했는데 찾아온 연예인이 이윤석 밖에 없었다"라고 말하자, 이윤석은 "형님이 말씀 안 하신 거 아니에요"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경규는 "사실 아무에게도 말을 안 했다. 너만 오면 되니까"라고 답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를 듣고 있던 이윤석은 병문안을 갔을 당시를 회상하며 "아무리 노크를 해도 대답이 없어서 30분 정도 기다리다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약에 취해서 못 견디고 주무시고 계시더라. 그때 '이 형님 이야기를 많이 들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경규는 계속해서 이윤석을 스승으로 꼽은 이유를 설명하며 "이윤석에게 다른 사람들에 대해 뒷담화를 해도 새나가지 않는다. 심지어 내가 서경석 욕도 했는데, 그 말을 절친인 서경석한테 옮기지 않았다"라며 "이윤석은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 준다. 게다가 동조까지 해준다"며 이윤석을 최고의 스승으로 치켜세웠다.
이경규는 "내가 후배나 선배들 앞에서 울었던 경험이 거의 없는데, 유일하게 이윤석 앞에서만 울었다"라며 "이윤석은 나의 눈물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2010년 연예대상을 받고 밤새 이윤석을 찾아 헤맸다.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사람은 이윤석 밖에 없다"고 털어놔 뭉클함을 자아냈다.
또 이경규는 "이윤석은 녹화가 끝나고 나면 늘 한결같이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낸다. 그래서 '아빠를 부탁해'에 함께 출연하는 강석우 선배에게 녹화가 끝나고 나면 문자를 보낸다. 이윤석한테 배운 것이다. 나이 많은 선배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후배다. 그래서 이윤석은 나의 스승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힐링캠프'에서 이경규가 이윤석을 스승으로 꼽은 것은 상당히 의외의 카드였다. 이경규는 "아마 시청자분들이 깜짝 놀라셨을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나이어린 이윤석을 왜 스승으로 꼽았을지 의아해 하다가도, 이경규가 그를 스승으로 생각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이윤석이 선배, 그것도 대선배 이경규를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2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개그맨 선후배 사이로 돈독한 우정을 쌓아온 두 사람이 영원토록 서로의 스승으로 그 우정 변칠 않길 바라게 됐다.(사진=SBS '힐링캠프' 화면 캡처)
한국경제TV 박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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