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덜랜드, 아드보카트 부임 2개월만에 프리미어리그 잔류 확정

입력 2015-05-21 15:37
수정 2015-05-22 00:38


▲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21일 아스날FC와의 경기에서 선덜랜드AFC의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확정지은 뒤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 = 선덜랜드AFC)

환갑을 훌쩍 넘겨 내일모레 고희를 바라보고 있는 네덜란드 출신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결국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난 2개월간 고뇌의 순간들이 스쳐지나가며 벅차오르는 감격을 느낀 것이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끌고 있는 선덜랜드AFC가 한국시각으로 21일 오전 3시 45분 런던에 있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아스널FC와의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15위에 오르며 오는 24일 열리는 마지막 라운드 첼시FC와의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확정지었다.

지난 3월 17일 선덜랜드AFC 구단은 거스 포옛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최근 세르비아 국가대표팀 감독 지휘봉을 내려놓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데려왔다. 시즌을 두 달 남짓 남겨놓고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을 이끌고 2006 독일월드컵에 나가기도 했던 명장이기에 믿는 구석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부임 후 나흘만에 업튼 파크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종료 직전에 결승골을 얻어맞고 0-1로 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침착하게 선수들을 독려하여 믿기 힘든 드라마를 한줄 한줄 완성시키고 말았다. 그 중요한 변곡점은 5월 초에 열린 중상위권 팀들과의 2연전이었다.

먼저 2일 열린 사우스햄튼과의 홈 경기를 2-1로 잡았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에버턴FC와의 원정경기까지 2-0으로 완승을 거둔 것이다. 선수들도 팬들도 믿기 어려운 꿈이 이뤄지는 순간을 경험한 것이다.

그리고 실질적인 결승전이라 할 수 있는 21일 런던에 있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으로 들어가 강팀 아스널FC와 마지막 승부를 펼친 것이다. 이 경기 결과가 미치는 영향은 양팀 모두에게 중요했다. 선덜랜드로서는 잔류-강등 여부가 판가름나는 경기였고 아스널로서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 32강 직행 티켓이 걸려있었다.

사실 두 팀 모두 이 경기에서 지지만 않는다면 목적을 이룰 수 있었기에 큰 모험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래도 원정팀 선덜랜드의 골키퍼 코스텔 판틸리몬의 집중력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2미터가 넘는 판틸리몬의 큰 키와 긴 팔은 후반전 결정적인 장면에 빛났다. 87분, 아스널의 후반전 교체선수 둘이 선덜랜드 수비라인을 크게 흔든 것이다. 로시츠키의 절묘한 찔러주기를 받은 시오 월컷이 기막히게 빠져들어가며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날렸다.

월컷의 오른발 끝을 떠난 공은 골문 왼쪽 구석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지만 판틸리몬은 포기하지 않고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팔을 길게 내뻗었다. 장갑 끝에 공이 걸린 것이다. 아스널 홈팬들은 믿기 어렵다는 듯 머리를 감쌌지만 선덜랜드로서는 시즌 최고의 명장면이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선방 하나가 많은 것을 결정한 셈이다.

후반전 추가시간도 다 끝나고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렸고 모두가 만족한 결과를 얻었다. 특히 선덜랜드 선수들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었다. 벤치 앞의 아드보카트 감독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24일 오후 11시로 예정된 우승팀 첼시FC와의 원정 경기에서 지더라도 최소 17위 이상의 순위를 유지할 수 있기에 대망의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확정지은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3위 다툼을 마지막 라운드까지 벌이고 있는 아스널FC도 귀중한 승점 1점을 얻었기에 3위 자리를 굳힐 수 있게 됐다.

맨유와 승점 차이가 3점이기 때문에 마지막 라운드가 끝나고 같은 승점이 될 수 있지만 골 득실차에서 현재 7골이나 앞서고 있기 때문에 맨유가 마지막 경기에서 헐시티를 7-0 이상으로 이기지 않는 한 이변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침 헐시티가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강등 피하기 전쟁을 마지막 경기에서 펼쳐야하기 때문에 뒤집기 시나리오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2014-20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7R 결과(21일 오전 3시 45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런던)

★ 아스널FC 0-0 선덜랜드AFC

◇ 2014-20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현재 주요 순위표

3위 아스널 FC 72점 21승 9무 7패 67득점 35실점 +32 *****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 티켓 유력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69점 20승 9무 8패 62득점 37실점 +25 *****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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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위 선덜랜드 AFC 38점 7승 17무 13패 30득점 50실점 -20 ***** 1부리그 잔류 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