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홍길휴먼재단이 파라다이스그룹이 지원한 구호성금으로 네팔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펼쳤다.(사진 = 파라다이스)
“2005년 영원히 에베레스트 산의 품에 안긴 고(姑)박무택 대원이 우릴 도운 것 같다.”
두 차례 강진으로 인명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는 네팔.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일찌감치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엄 대장은 지난 12일에도 산간 오지마을이자 강도 7.8규모의 1차 강진 진원지인 고르카에서 트럭 8대에 싣고 온 구호품을 지역주민들에게 나눠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후 12시 30분(현지시간). 막 짐을 내리려는 순간 ‘쿵쿵쿵쿵’하며 계곡 건너편 주민들의 거주지가 집중돼있는 산에서 여진과 함께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
구호품 보급 현장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공포에 질린 1000여명의 주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평지인 공터로 피신했다. 다행이 주민들은 모두 무사했다.
옷, 식료품 등 엄 대장과 긴급구호대가 이날 고르카에 전달한 물품들은 파라다이스그룹(회장 전필립)이 엄홍길휴먼재단(이사장 이재후)에 지원한 구호 성금 2억원으로 마련된 것이었다.
엄 대장은 구호품들을 전달하기 위해 전날 산간 마을주민들에게 연락을 취했고, 주민들은 이날 엄 대장의 말대로 시간에 맞춰 현장에 내려왔다.
만약 사전 연락을 취하지 않아 주민들이 집에 머물고 있었다면 또 한 번 상상조차 힘든 대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엄 대장은 “지난 2004년 에베레스트 산의 품에 안긴 박무택 대원이 구호대를 이용해 주민들을 살려준 것 같다”며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앞서 엄 대장은 지난 2004년 에베레스트산 등정 도중 실종된 고(姑) 박 대원 등의 시신을 찾기 위해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의 지원(2억원)을 받아 1년여 만에 박 대원의 시신을 수습, 돌무덤을 만들어주고 돌아왔다. 엄홍길 휴먼재단도 이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엄 대장 일행은 13일 다딩지역에서 생수와 식료품 등을 공급했고, 14일에는 다시 고르카 지역을 중심으로 태양열 시설 설치, 텐트, 침낭 제공 등의 구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전필립 회장은 “두 차례 강진으로 소중한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은 네팔 국민들의 슬픔을 말로 표현하는 게 미안할 정도”라며, “비록 적은 성금이지만 네팔의 아픔이 회복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파라다이스그룹은 지난해에도 세월호 참사 재난 성금 3억원,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 2억원 등 사회적 재난과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