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정식 데뷔한 걸그룹 티아라. ‘거짓말’로 데뷔한 티아라는 ‘롤리폴리’, ‘러비더비’, ‘크라이 크라이’ 등 연이은 성공으로 국내 최고 걸그룹 중 한 팀으로 입지를 다졌다.
티아라의 성공에는 팀의 원년 멤버로 활약했던 은정의 공도 컸다. 은정은 순수한 매력과 수준급의 무대 매너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이는 티아라의 승승장구에도 톡톡히 한몫했다.
은정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팀의 미래를 짊어지고 솔로로 출격했다. 지연, 효민에 이어 세 번째로 솔로 출격에 나선 은정은 요즘 하루하루가 설렌다. 많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바라는 솔로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은정은 솔로 가수 변신을 꿈도 꾸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 꿈은 현실이 됐다.
엘시(ELSIE)라는 이름으로 첫 솔로 앨범 ‘I’M GOOD ELSIE EJ’을 발매한 은정을 만나 그간의 근황과 앨범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작년에 지연, 효민 솔로 앨범이 나왔을 때 한 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어요. 해가 바뀌고 나서 진행이 안 됐는데 갑자기 나오게 됐어요. 지연이와 효민이가 신경 쓸게 많을 거라고 했어요. 녹음, 안무 등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줬어요.”
아티스트로 변신에 도전한 은정은 “혼자서 베테랑다운 무대를 꾸며야 한다”며 음악적으로나 은정 개인으로나 훌쩍 자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솔로 준비기간이 길지는 않았어요. 엘시라는 이름은 대표님이 지어 주셨어요. 성실한, 발랄한, 명랑한 등 여러 가지 뜻이 포함되어 있어요. 자연스럽게 영어 이름이 엘시가 됐죠. 신비주의를 추구했지만 빨리 알아보실 거라는 생각을 하긴 했어요.”
데뷔 이후 은정은 숨 가쁘게 달려왔다. 티아라의 국내외 앨범 활동과 연기 활동, 일본, 중국 등 투어도 있었다. 26살의 나이에, 첫 번째 솔로 앨범을 내게 됐다.
“진짜 신인이 된 기분이에요. 늘 오던 방송국이고 늘 서던 무대인데도 처음에는 낯설었어요. 하지만 몇 번 무대에 오르니 적응이 되더라고요. 지금은 즐기고 있어요.”
은정은 홀로 방송국을 찾고 무대에 서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란 걸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지연과 효민이 어떤 심경이었을지 십분 이해된다는 표정이다.
“혼자 하다 보니 한계도 많이 느끼고 자극도 많이 받아요. 덕분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요. 사실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르잖아요.”
그는 어렵게 찾아온 솔로 활동의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활동을 앞두고 은정이 혹독한 체중감량과 춤, 노래 등 다방면에서 비지땀을 흘린 이유다. 주변 사람들이 ‘독하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그는 이번 활동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쏟았다.
“티아라 멤버들에게도 인정받고 싶고 추후 티아라로 나왔을 때도 내 솔로 활동이 보탬이 됐으면 해요. 설레면서도 부담감이 크지만 그만큼 열심히 할 동기부여도 되요.”
은정은 이번 앨범 작업에 참여하는 열정을 보였다. 예상치 못했지만 절대 대충하지 않았다. 오히려 욕심을 내고 완벽하게 준비하려 애썼다. 티아라 음악보다 발전된 음악을 하고 싶었고, 티아라의 이름에 먹칠하고 싶지 않았다.
“앨범 콘셉트, 뮤직비디오, 안무, 의상까지 모든 분야에 전부 관여했죠. 좋은 경험이었어요. 그동안 해왔던 일들이라 흐름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제대로 배웠죠.”
은정의 첫 번째 솔로 앨범의 타이틀곡 ‘혼자가 편해졌어’는 인기 작곡팀 이단옆차기가 쓴 곡으로 연인 사이의 권태기를 소재로 했다. 티아라에서는 선보이지 않은 새로운 스타일의 곡이다. 이번 음반에는 ‘혼자가 편해졌어’ 외에도 ‘눈물비’, ‘Love effect’등이 함께 담겼다.
“티아라와 다른 모습을 보려주고 싶었어요. 솔로 활동자체만으로도 무대를 볼 때 다를 거예요. 제 노래에는 티아라 특유의 ‘뽕끼’가 없어요. 긴 헤어, 안무도 그렇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고민했죠. 그동안 보이시 하고 파워풀한 모습을 보여드려 이번에는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은정은 이번 앨범에서 안무에 만전을 기했다.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렇게 해서 고혹적인 안무가 탄생했다.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안무예요. 춤이 아닌 무용 같아서 어려웠어요. 처음부터 춤으로 연습을 하면 나아질 텐데 감정이 없으면 안 되는 거라 힘들었다. 손 하나하나를 쓰는 게 감이 안 왔거든요. 조용한 안무가 많고 고혹적인 보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고혹적이다’고 말씀을 해주시니까 고마워요. 대부분 여자 댄서와 함께 하는데, 남자 안무가와 함께해 색달라요. 좀 쑥스럽기도 하고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애정이 가득 담긴 앨범을 발표한 은정은 같은 시기에 활동을 시작한 시크릿 전효성, 비스트 장현승 등과 대결을 펼쳐야 한다.
“각자 다른 스타일이니까 걱정은 없어요. 사실 그것 보다는 신비주의로 나온 엘시가 은정인지를 모르면 어쩌나 하고 내심 걱정이 더 컸어요. 경쟁보다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라 생각했어요.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게 아닐까 생각해요.”
이번 앨범은 은정과 티아라에게 모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연, 효민에 이어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은정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솔로 활동이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이후에도 솔로 은정으로 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나 혼자 잘되자고 하는 솔로 활동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티아라가 더 잘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최근 은정은 JTBC ‘마녀사냥’에서 연애 고민에 대해 사연을 보낸 사람들에게 정확한 진단 및 대처법을 코치하면서 ‘빨간연필 선생님’이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다른 사람의 연애 고민 상담을 잘 해결해주는 그는 자신의 연애는 어떨까.
“‘마녀사냥’은 방송이라고 생각 안 하고 친구들과 얘기 하듯이 녹화를 해요. 저는 연애 고수는 아니에요. 다른 사람의 문제니까 냉정하게 판단을 하는 거지, 제 얘기라면 판단력이 흐려질걸요.”
한류를 대표하는 걸그룹 티아라는 일본에 이어 중국에서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특히 은정은 미쓰에이 수지, 2PM 택연 등 아이돌들과 호흡을 맞춘 드라마 ‘드림하이’의 인기가 높고, 배우 이장우와 가상부부로 등장한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기를 체감한지 얼마 안 됐어요.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실감하기 시작했죠. 중국투어 콘서트를 하면 더 체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티아라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게 비결이지만, 예능에서의 모습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드림하이’ 등 많은 드라마들이 중국에서 상영하고 있고, ‘작은 사과’의 영향이 컸어요.”
티아라로 같이, 또 따로 개별 활동이 많았던 은정은 멤버들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개별 활동으로 인해 멤버들에게 미안한 점도 많았죠. 하지만 멤버들이 서로를 응원하면서 사이가 더욱 돈독해졌어요. 그래서 우애를 많이 느낄 수 있어요. 멤버들 각자가 개별 활동을 한 만큼 서로를 이해해주고, 저 역시 다른 멤버들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대를 하게 되더라고요”
은정은 무대 위에서 당당하게 혼자만의 무대를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적잖은 맘고생도 한 그지만, 이제는 노래로 대중에게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엘시로 꾸준히 솔로 앨범을 내고 싶어요. 롱런할 수 있는 무언가를 봤어요. 예전에는 생각을 못 했던 것들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마음가짐을 다지는 계기가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