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대기업 계약직 취업할까 중소기업 정규직 취업할까

입력 2015-05-13 10:00
수정 2015-05-13 21:58
<기자>예전 동화 중에 여우와 학이 함께 밥을 먹는 것이 있습니다. 여우는 학을 초대해놓고 학이 먹기 힘든 접시에 식사를 대접하고 이에 화가 난 학은 나중에 여우를 초대해서 주둥이가 긴 병에다가 음식을 내놓았다는 내용입니다.

<앵커>초등학교 때 한번쯤 읽어봤던 유명한 동화죠. 남의 상황이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그런 교훈을 주는 동화라고 기업하는데요.

<기자>오늘은 이 동화를 현실에 맞게 재해석하고 싶습니다. 현명한 여우라면 학이나 두루미의 식습관을 잘 파악해서 초대에 응하는 것이 맞지 않았을까요. 미리 낀 빨대를 챙겨가거나 하는 등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다면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앵커>취업 소식을 전해야 하는데 왜 또 여우와 학 타령입니까.

<기자>구직자들이 취업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가고자 하는 기업의 구인형태, 사람을 뽑는 기준과 일정입니다. 해당 기업은 정규직원을 선발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무턱대고 정규직원으로 응시하면 안되겠죠.

그런 차원에서 기업의 규모별 구인형태에 대한 자료가 나와서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300인 미만 중소 사업체는 직원을 뽑을 때 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상용 근로직(정규직)’을 원하는 반면, 300인 이상 사업체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그러니까 구직자들은 대기업이나 규모가 큰 기업에 입하하기를 희망하는데 정작 기업에서는 정규직보다는 계약직을 뽑는 일이 많다는 말이군요.

<기자>그렇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 ‘2014년 사업체 규모별 구인 형태’라는 보고서 내용입니다.

취업정보사이트 워크넷을 분석해보니까 업체들이 지난해 등록한 구인 인원은 모두 251만 명이었습니다.

이 중 근로자 300인 미만 규모의 중소 사업체가 올린 구인 인원 비중은 87.1%(218만 7천 명), 300인 이상의 사업체의 비중은 12.9%(32만 3천 명)였습니다.

직원을 채용할 때 선호하는 근로형태를 살펴보면 사업체 규모별로 차이를 보였습니다.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정규직, 300인 이상은 계약직 고용형태를 선호했습니다.

<앵커>이 내용만 보면 구직자 입장에서 고민이 되겠는데요. 솔직히 말하면 대기업에 입사하고 싶은데 대신 계약직이고 정규직을 안정적으로 일을 하려면 중소기업을 염두해 둬야 한다는 말이잖아요.

<기자>구체적으로 50~300인 미만 사업체는 구인 인원의 73%를 정규직으로 뽑고 싶어 했고, 계약직 비중은 20%에 그쳤습니다.

반면에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에서는 계약직 구인 비중이 52.7%로 가장 많았습니다.

“비정규직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고용하고 있다”는 기존 상식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주목할필요가 있습니다.

<앵커>그런데 이런 현상이 일시적일까요 아니면 당분간 계속될까요. 그러니까 대기업의 계약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질까요.

<기자>한국고용정보원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계약직 선호 추세는 최근 ‘정년연장, 통상임금’ 도입에 따라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입니다.

대기업은 근속 기간이 길수록 임금을 많이 받는 ‘임금체계 연공성’이 중소기업보다 강한데다 내년부터 정년 60세가 의무화되기 때문에, 임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계약직 채용을 계속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당장의 비용을 생각하면 비정규직 고용이 합리적일지 모르지만 기업이 오래 성장하고 그만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래도 정규직 비중을 늘리는 해법을 제시해야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