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근혜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을 시행한지 2년이 지났습니다.
세수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양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조세 형평은 악화되고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등 부작용도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택균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가 2년 연속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 목표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5조 6천억원의 세수를 거둬들였다고 밝혔습니다.
목표보다 1천억원이 많습니다.
시행 첫 해인 2013년에도 3조 2천억원을 거둬들여 목표를 5천억원 초과 달성한 바 있습니다.
2년 간 지하경제 양성화로 거둬 들인 세수만 총 8조 8천억원에 달합니다.
<인터뷰> 기획재정부 관계자
"지하경제 양성화 목표를 달성한 것은 현금영수증 발행 대상을 확대하고 FIU(금융정보분석원) 정보 등을 국세청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한데 있습니다. 또 국세청·관세청이 다양한 정보와 우수한 조사기법을 통해 세정노력을 강화한데 따른 것입니다."
경기 침체로 수 년째 세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정부에게는 지하경제 양성화가 효자나 다름없습니다.
이처럼 지하경제 양성화가 양적으로는 순항하고 있지만 부작용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조세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세무 대응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인터뷰>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세무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사업자에게 과세 부담이 집중된다는 점에 문제가 있습니다. 영세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경우 변호사나 회계사 또는 세무사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고 재원도 부족합니다."
조세 형평을 도모하겠다고 시작한 지하경제 양성화가 경제 구조상 취약 계층의 조세 부담만 더욱 늘린 겁니다.
대기업 또한 점차 커지고 있는 세무 리스크로 인해 경영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성일 전경련 재정금융팀장
"지하경제 양성화의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예고되지 않은 세무조사 등이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서 기업의 세무 리스크를 확대시키고 기업의 경영 활동을 보수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성실 납세를 통한 공정사회 구현이라는 도입 취지와는 달리 '세수 증대' 수단으로 전락한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
강압적, 징벌적 징세 방식에서 벗어나 자발적 납세를 유도하는 유인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택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