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잔혹동시 논란 "엄마 눈깔을 파먹어.."··부모 "폐기 안돼" 왜?

입력 2015-05-07 09:27
초등학생 잔혹동시 논란 "엄마 눈깔을 파먹어.."··부모 "폐기 안돼" 왜?



(사진= 초등학생 잔혹동시 '학원가기 싫은 날')

초등학생 잔혹동시 논란 "엄마 눈깔을 파먹어.."··출판가 전략 폐기 결정

'초등학생 잔혹동시' 한 초등학생이 학원과 엄마를 소재로 쓴 동시를 놓고 잔혹성 논란이 일자 해당 출판사가 해당 시가 담긴 동시집을 모두 회수하기로 했다.

지난 6일 출판사 가문비에 따르면 지난 3월30일 해당 출판사에서 출간한 초등학생 A양(10)의 동시집 '솔로강아지'에는 '학원가기 싫은 날'이라는 작품이 실렸다.

해당 시는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 이렇게 // 엄마를 씹어 먹어 / 삶아 먹고 구워 먹어 / 눈깔을 파먹어 / 이빨을 다 뽑아 버려"라는 구절을 비롯한 패륜·선정적 표현이 담겼다.

시가 실린 페이지에는 피가 낭자한 상태로 쓰러진 누군가의 옆에서 심장을 들고 입 주변이 피로 물든 채 앉아 있는 여성의 삽화까지 그려져 충격을 전한다.

시의 내용이 공개되고 논란이 확산되자 가문비는 전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시중에 나간 도서를 모두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출판사의 김숙분 발행인은 사과문을 통해 "'솔로강아지'의 일부 내용이 표현 자유의 허용 수위를 넘어섰고 어린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항의와 질타를 많은 분들로부터 받았다"며 "이를 수용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도서 전량을 회수하고 갖고 있던 도서도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A양의 부모 측은 이와 같은 책 회수에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며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솔로강아지' 회수 및 폐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A양 부모는 동시집에 수록된 58편의 시 가운데 한 편의 문제만으로 책을 모두 회수하는 것은 과하다고 지적하며, A양 아버지는 "시의 내용과 삽화가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라면 어린이들이 마음대로 볼 수 없도록 주의 문구를 넣거나 비닐 포장을 씌우는 방법이 있다"며 "딸이 쓴 내용이 우리 사회의 가장 아픈 부분인데 이것이 논란이 됐다고 해서 폐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이의 시를 시로 본 것이고 가정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아이들이 저렇게까지 학원 가는 것을 싫어하는데 보내는 게 맞는지, 아이들의 이야기가 뭔지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