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어 외자 300억달러 유치"

입력 2015-05-06 18:32
<앵커>

만약에 우리나라 기업이 다른나라에 투자하기 위해서 대표이사의 정신질환·마약중독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면 투자 의욕이 생길까요? 그런데 이건 실제 우리나라에 있는 규제 조항입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외국인 투자 규제를 풀겠다며 정부가 나섰습니다.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싱가포르의 한 기업은 인천 공항 인근에 민항기 정비사업 투자를 추진했지만 외국인투자 지분을 50% 미만으로 제한하는 국내 규정때문에 투자를 철회했습니다.

스페인의 화장품 기업은 대표이사의 정신질환·마약중독 진단서 제출 의무 조항때문에 투자 계획을 일단 보류했습니다.

이와 같이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갖고 있는 이른바 '갈라파고스 규제'를 풀어서 외국 기업의 국내 직접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입니다.

<인터뷰> 권평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국내에 투자를 규제할 아무 실익이 없는 업종의 경우에는,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전면 재검토까지 검토할 수 있는 그런 결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

현재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을 노리고 한국을 거점으로 고급 생산기지를 건설하려는 외국인 투자기업들을 잡겠다는 겁니다.

해외에 규제 완화 신호를 보여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있는 외국인 투자 실적을 반전시키겠다는 뜻도 숨어있습니다.

정부는 41개의 개선과제를 지정하고 이들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올해까지 모두 내놓을 계획입니다.

화장품과 의약, 소재부품, 오일허브, 식품 분야에서는 각 업종의 맞춤형 규제개선을 통해 유망산업을 유치하고, 해외기술전문학교의 외국 강사진 등 고급 외국인 인력이 국내에 들어오기 쉽도록 비자발급도 허용합니다.

특히 그동안의 29종 외국인투자제한업종 규제에 대해서는 전면검토한다는 방침입니다.

정부는 세부 내용을 6월까지 확정하고 현재 연간 190억달러 수준인 외국인투자유치를 오는 2017년까지 30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