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사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만혼풍조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유방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는 2009년 약 8만8천명에서 2013년에는 약 12만3천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꾸준히 1만명 가량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유방암 증가율이 세계 최고의 수준이란 점이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유방암 조기발견이 늘어남에 따라 여성 암환자 사망률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이와함께 유방암 발생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제 유방암은 40~50대 여성뿐만 아니라 20~30대의 젊은 여성들도 조심해야 할 질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유방암의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암 진행 상태에 따라 완치율에서 큰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95%의 환자에서 완치가 가능하지만 유방암 말기인 4기 암의 경우 생존율이 10% 이하로 급격하게 감소한다. 조기 검진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보여주는 셈이다.
최근 우리나라 여성에서 유방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서구화된 식생활과 만혼에 따른 고령출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유방암의 발병 원인은 유전성 유방암을 일으키는 BRCA 유전자 외에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유전자 때문에 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5~10%로 드문 편이고, 대부분은 폐경 후 비만, 서구화된 식습관, 환경호르몬 노출 등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인스턴트 식품이나 육류 위주의 고열량 음식을 즐겨 먹는 여성의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같은 식습관은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며, 중성지방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활성화한다. 에스트로겐은 유방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고 정상세포의 DNA를 손상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유방암 발생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또 최근 고령출산이나 저자녀 출산도 유방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자녀가 없거나 자녀를 적게 둔 경우, 30세 이후 첫 자녀를 둔 경우에는 유방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유를 1년 할 때마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4.3%씩 감소한다는 외국의 보고도 있다. 또 하루 2잔 미만의 적은 양의 음주도 유방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며, 초경을 일찍 시작하거나 폐경이 늦은 경우에도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서울장문외과 유방갑상선클리닉 홍지선 과장은 “유방에는 많은 림프관들이 광범위하게 뻗어있어암세포가 겨드랑이의 림프절로 퍼지기 쉽기 때문에 전이가 되기 전에 조기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은 여성들은 매년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