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형사들 위에 나는 남궁민이였다. 형사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또 다른 살인까지 예고한 연쇄살인범 남궁민의 악마 연기는 소름끼치도록 섬뜩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8회분은 시청자들을 까무러치게 만드는 스타 셰프 권재희(남궁민)의 치밀함과 섬뜩함으로 극의 정점을 찍었다. 수사망을 좁혀갔던 강력계 형사들도 느긋하게 피해갔던 바코드 연쇄살인범 재희 역의 남궁민은 악마의 아우라가 넘치는 연기로 소름 돋는 장면들을 탄생시켰다.
자신이 칼로 찌른 무각(박유천)의 병실에 이벤트 삐에로를 보내 형사들을 농락했던 재희. 범인을 잡기 위해 잠복중이었던 형사들을 비웃으며 입꼬리를 올렸고 나 홀로 자축이라도 하듯 클래식 음악의 볼륨을 키우며 비릿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너무나도 태연하게 자신이 죽인 천백경(송종호) 원장의 상주 노릇까지 한 재희는 백경이 남긴 수수께끼의 해답을 풀어냈다. 자신이 죽인 제주 해녀 부부의 딸 최은설이 살아있음을 직감하고 은설이 엄마 일기장을 꺼내들었다. 거기에는 은설이 좋아했던 성게 미역국의 특별한 레시피가 담겨있었다. 재희는 자신이 출연하는 방송 ‘황금레시피’에서 이 미역국을 요리했다. 은설을 찾아내기 위한 미끼인 동시에 또 다른 살인을 예고한 ‘죽음의 레시피’이기도 했다.
그리고 재희의 의도는 적중했다. 재희가 만든 성게미역국의 맛을 본 오초림(신세경)이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기 시작한 것. 무각과 함께 뜨거운 미역국을 먹은 초림의 눈시울은 뜨겁게 차올랐다. 과거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 그녀가 “이거 아는 맛이에요. 사람의 얼굴이 생각나요”라며 유일한 기억의 단서를 잡게 된 것.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리는 초림과 그의 곁을 지키고 있는 무각이 과연 점점 옥죄여 올 재희의 올가미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었다.
점점 더 쫄깃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를 전개해나가고 있는 ‘냄보소’는 이에 매회 시청률 상승세를 나타내며, 이날 방송분 역시 8.3%의(AGB닐슨코리아, 전국시청률 기준) 시청률로 또다시 자체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또 다른 시청률 기관인 TNmS에서는 ‘냄새를 보는 소녀’가 시청률 9.2%(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수목극 정상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