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등에 업은 일본, 해외 M&A 시장 장악

입력 2015-04-23 16:45
<앵커>

엔저로 일본산 제품이 잘 팔리면서 현금이 쌓인 일본 기업들이 택한 전략은 M&A를 통한 미래 투자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돈을 풀고 있는 일본에 우리 기업들이 밀리고 있습니다.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9월 이후 줄곧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순위 1위를 기록한 클래시오브클랜.

핀란드 게임사가 만든 게임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2013년 10월 이 기업을 인수하면서 이 게임은 '메이드 인 재팬'이 됐습니다.

싱가포르 물류기업인 APL로지스틱스도 최근 일본 기업 KWE로 넘어갔습니다.

CJ대한통운이 APL로지스틱스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자금력을 앞세운 일본 기업에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엔저로 실적이 개선된 일본 기업들이 쌓아놓은 유보금으로 해외 기업들을 사들이는 이같은 전략은 올해 대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일본 기업이 해외기업 인수에 쓴 돈은 분기 기준 9년 만에 최고치인 3조9천억엔, 우리돈 35조원에 달합니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금액은 76% 늘어났습니다.

올해 일본 기업의 R&D 투자액 증가율이 4%대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R&D보다 해외 M&A에 집중하는 올해 일본 기업의 투자 전략이 더 선명해집니다.

<인터뷰> 정혁 KOTRA 일본지역본부장

"지난 1·4분기 일본 기업의 해외 M&A 추세를 보면 분기별 기준 9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일본 기업이 사업 기회를 해외로 확장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고요.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현지 분위기입니다."

일본이 본격적으로 돈을 풀기 시작하면서 우리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