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사의 표명 이끈 '결정적 단서' 무엇?··檢 수사 속도전 돌입
이완구 총리 사의 표명 전 유력 증거 나왔다?··하루만에 돌연 사의 배경이?
'이완구 총리 사의 표명'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이완구 국무총리가 전격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검찰 수사에도 기류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이완구 총리 사의 표명으로 리스트 인물 8명 가운데 첫 소환자는 이 총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총리를 수사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난 것이다.
여기에 이 총리측 인사가 전 운전기사 윤씨를 회유하며 유리한 쪽으로 '말맞추기'를 시도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수사팀으로서는 이 총리에 대한 수사를 지체할 명분도 사라졌다.
일각에서는 이완구 총리 사의 표명이 검찰이 유력한 단서를 포착한 직후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하루 전 4·19 기념식 때만 해도 "차질 없이 국정을 수행하겠다"며 총리직 유지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이완구 총리가 돌연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수사팀이 성 전 회장 차량에 있는 하이패스 단말기, 내비게이션 등을 압수해 당시 성 전 회장의 행적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독대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를 토대로 검찰 수사의 올가미가 옥죄어오자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당초 검찰 안팎에서는 성완종 리스트 인물 가운데 '검찰 수사 1호'로 홍준표 경남지사를 꼽는 분위기였다.
성 전 회장은 2011년 5∼6월께 측근인 윤모(52) 경남기업 전 부사장을 통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리스트 8인 가운데 유일하게 금품 전달자가 공개된 셈이다.
공여자와 수수자의 진술이 엇갈리기 쉬운 정치자금법 또는 뇌물 사건의 특성상 배달자는 어느 한 쪽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인이다. 수사팀 입장에서는 진실을 규명하기가 한층 수월해지는 것이다.
수사팀이 일단 공략하기 쉬운 홍 지사를 지렛대 삼아 이 총리를 포함한 다른 인물들을 압박하면서 수사 범위를 넓혀 갈 것이라는 관측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국정 2인자이자 내각 통할권자인 이 총리를 첫 수사 대상으로 삼기가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시각도 홍 지사 우선 수사 전망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완구 총리 사의 표명으로 부담을 덜어낸 검찰의 칼끝이 이완구 총리를 향하면서, '성완종 리스트'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사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