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리뷰] PSG vs 바르셀로나, 주전 공백 극복 못한 PSG 완패

입력 2015-04-17 04:21
수정 2015-04-20 12:08


▲ 메시가 조용한 날에는 수아레즈와 네이마르가 터진다. (사진 = FC 바르셀로나)

아드리앙 라비오 ? 요앙 카바예 ? 블레이즈 마투이디 vs 이반 라키티치 ? 세르히오 부스케츠 ?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PSG와 바르셀로나가 맞붙은 14/15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의 핵심 전장은 미드필드 지역이었다.

그러나 마르코 베라티가 경고 누적으로, 티아고 모타가 부상으로 결장한 PSG는 적극적으로 중원 싸움을 전개할 수 없었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결장으로 역습도 결실을 맺기 어려웠다. 1-3. 수비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 PSG에게 패배는 피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조심스러웠던 PSG

베라티와 모타를 기용할 수 없었던 로랑 블랑 감독은 한 발 물러서는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택했다.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을 가하기보다는 하프 라인 아래에서 콤팩트한 진영을 짜고 압박을 가하는 형태였다. 점유율을 내주더라도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MSN(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즈, 네이마르)이 날뛸 수 있는 공간을 주지는 않겠다는 의도였다.

블랑 감독의 결정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바르셀로나에게 주도권을 내주긴 했지만, 결정적인 기회는 허용하지 않았다. 핵심 선수들이 대거 빠진 PSG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흐름이었다.

문제는 메시였다. 13분, PSG 수비진이 순간적으로 공간을 허용한 틈을 타 멋진 볼 터치와 슈팅으로 골포스트를 때린 메시는 4분 뒤 재역습 상황에서 네이마르에게 환상적인 도움을 제공하며 두 번씩이나 자신을 놓친 PSG 수비진을 응징했다. 전체적인 전술은 나쁘지 않았지만, 전술 수행 과정에서의 실수가 낳은 실점이었다.

이후 PSG는 압박 라인을 끌어올려 동점골 사냥에 나섰다. 볼을 끊는 즉시 마투이디와 하비에르 파스토레가 있는 왼쪽 루트를 활용해 마르틴 몬토야의 배후 공간을 노렸다. 몬토야와 메시가 담당하는 왼쪽을 노리는 PSG의 역습은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이브라히모비치의 공백이 드러났다. 상대 위험 지역으로 볼을 운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공격을 마무리하고, 볼 소유권을 지키며 동료들이 공격에 가담할 시간을 벌어줄 선수가 없었다. 베라티와 모타의 결장으로 중원 싸움을 펼칠 수 없었던 PSG에게 이브라히모비치의 공백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수아레즈 효과 톡톡히 본 바르셀로나

선제골을 넣은 이후 바르셀로나는 PSG의 거센 저항에 시달렸다. 스리톱과 미드필드 라인, 포백의 간격을 촘촘하게 유지하며 압박을 가한 PSG의 수비는 공략이 쉽지 않았고, 측면을 활용한 역습도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에는 수아레즈가 있었다. 66분, 오른쪽 측면에서 몬토야의 패스를 받은 수아레즈는 개인 능력을 통해 다비드 루이즈와 마르퀴뇨스, 파스토레를 모두 제치고 두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웬만한 선수였다면 슈팅조차 시도하기 어려웠던 상황. 전술로는 극복할 수 없는 개인 능력이 빛난 장면이었다.

수아레즈의 골이 터진 후 PSG는 전의를 상실한 모습이었다. 바르셀로나의 패싱 게임을 지켜만 보던 PSG는 수아레즈에게 패스가 투입되는 것을 막지 못했고, 다시 한 번 개인 능력에 무너지며 세 번째 골을 내줬다. 이후 제레미 마티유의 자책골로 한 골을 만회하긴 했지만, 이미 결과를 뒤집기에는 늦은 상황이었다.

핵심 선수들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PSG는 좋은 경기를 펼쳤다. 세 명의 주전 미드필더 중 두 명이 빠진 까닭에 선수비 후역습이 유일한 선택지였음에도 PSG는 콤팩트한 간격 유지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바르셀로나를 괴롭혔다.

그러나 이브라히모비치와 베라티, 모타 없이 실점 최소화와 득점 최대화를 꾀하기는 한계가 있었다. 이브라히모비치와 베라티가 돌아오는 2차전에서는 보다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영리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이전처럼 압도적인 느낌은 없지만, 상황에 맞춰 어떻게든 득점을 올리고 실점을 막는 운영이 인상적이다. 기본적인 볼 소유 능력에 속도와 수비력까지 더해진 바르셀로나를 막을 수 있는 팀은 거의 없다. 지금으로서는 빅 이어에 가장 가까워 보이는 팀이 바르셀로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