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타선 폭발한 KIA, 개막전 이어 다시 소사 울렸다

입력 2015-04-16 00:57
수정 2015-04-20 12:08


▲ KIA의 7~9번은 팀이 기록한 16안타 가운데 7안타를 합작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왼쪽부터 이성우-김다원-최용규(사진 = KIA 타이거즈)

시즌 두 번째 만남, 그러나 소사는 또 다시 웃지 못했다.

개막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던 소사와 양현종의 맞대결. 숨막히는 투수전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가 15일 잠실에서 다시 만났다. 선발카드도 개막전과 동일했다. 다만 장소만 바뀌었을 뿐이다. 개막전에서 소사는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패전 투수가 됐던 반면, 양현종은 수비의 도움 속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날도 1,2회만 놓고 본다면 소사가 좀 더 좋은 모습으로 개막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듯 했다. 하지만 경기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소사는 철저하게 무너졌다.

3회초 KIA의 공격에서 선두타자 이성우가 안타로 출루하자 최용규가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그런데 이 타구가 3루 쪽으로 튀었고, 두 번째 바운드가 일어날 때까지만 해도 파울이 될 듯 했다. LG 3루수 양석환은 한 번의 바운드를 더 지켜봤다.

하지만 타구는 결국 페어가 되면서 무사 1,2루가 됐고, 이어 김주찬이 몸에 맞는 볼로 무사 만루를 만든 KIA는 강한울 타석에서 LG 배터리의 패스트볼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힘들이지 않고 선취점을 뽑아냈다.

무사 2,3루에서 강한울이 소사의 공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며 삼진을 당했으나 이어 등장한 브렛 필이 우중간의 안타로 2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KIA는 3-0으로 앞서나갔다.

순식간에 3점을 빼앗긴 LG는 바로 반격에 나선 3회말, 최경철의 3루타와 오지환의 타점으로 1점을 따라 붙었다. 그러자 KIA는 또 다시 하위 타순인 이성우와 강한울이 연속 안타로 포문을 열고 최용규의 1타점 적시타와 강한울의 1타점 2루타로 2점을 추가하며 5-1을 만들었다.

완전히 KIA가 분위기를 주도했고, 마운드의 양현종이 좀 더 편안하게 피칭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듯했지만 갑작스럽게 양현종이 흔들렸다.

4회말 1사 후 이병규가 볼넷으로 출루한데 이어 이진영의 빗맞은 타구가 중전안타가 되면서 1사 1,2루를 만들었고, 정의윤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 1사 만루를 만들었다. 양현종은 양석환에게도 초구와 둘째 구 모두 볼을 던지며 6개 연속 볼을 기록했다. 절대적으로 LG의 분위기 혹은 빅이닝으로 경기를 대등하게 갈 수 있는 상황에서 양석환이 타점을 기록했지만 2루 땅볼로 물러난데 이어 최경철이 삼진을 당하면서 1점에 그쳤다. 반면 양현종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이후 0의 행렬로 이어지던 경기는 9회초, LG의 봉중근이 마운드에 올라와 연속 4안타로 2점을 내준데 이어 신재웅이 최희섭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9-2가 됐다. LG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유강남이 임준섭으로부터 2타점 2루타를 기록했지만 7점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고, 경기는 9-4로 KIA의 승리로 끝이 났다.

KIA 선발 양현종은 6.1이닝 2실점으로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긴 반면 LG 선발 소사는 5이닝 동안 10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며 5실점(4자책)으로 부진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 양현종을 살린 브렛 필, 소사를 무너뜨린 LG의 수비

모든 것은 결과론이다. 그러나 한 쪽은 야수의 도움을 확실하게 받은 반면 한 쪽은 투수를 힘들게 만들었다.

먼저 선발 양현종을 살리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이는 외국인 브렛 필이었다. 공격에서 2안타 3타점을 기록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수비에서 그의 역할이 빛났다. 2회말 1사 1,2루의 위기에서 양현종은 양석환을 3루 땅볼로 유도해냈다.

그런데 이범호가 2루에 송구했고, 이를 받은 최용규가 1루 송구했지만 원 바운드로 들어가면서 자칫 잘못하면 볼이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브렛 필이 바운드를 잘 잡아내며 병살로 연결,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줬다.

그리고 6회 1사 1루에서 최용규가 잡아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강한울에게 연결했고, 이를 이어 받은 강한울이 1루에 송구했지만 원바운드로 이어지면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브렛 필이 숏 바운드로 잘 처리하면서 이닝이 종료됐다.

반면 LG 수비수들은 소사를 힘겹게 만들었다. 3회초 최용규의 번트 타구를 너무 신중하게 바라보다가 주자와 타자를 모두 살려준 양석환. 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소사를 도와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어 최경철의 패스트볼로 실점을 허용했다. 결과론이지만 만약 최용규의 희생번트가 정상적으로 이어졌거나 패스트볼이 나오지 않았다면 3회 흐름은 다르게 전개 됐을 수도 있었다.



▲ 김기태 KIA 감독이 7회초 1사 1루에서 LG 대주자 문선재가 2루 도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자 그라운드에 누워가며 항의하고 있다.(사진 = KIA 타이거즈)

● 김기태 감독 시즌 1호 감독 퇴장

감독은 충분히 항의할 수 있었다.

7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1루의 대주자 문선재가 2루 도루를 시도했고, 양현종이 1루에 던졌다. 타이밍상 2루에서 아웃될 상황, 그러나 문전재가 주루 선상에서 태그를 피해 2루 베이스 뒤쪽에서 손을 뻗었고, 심판은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육안으로 봐도 태그가 늦게 이뤄졌기 때문에 세이프가 맞았다. 하지만 KIA 김기태 감독은 문선재가 3피트 라인을 벗어났다며 항의했다. 심지어 그라운드에 직접 누워서 문선재의 위치에 대해 3피트 라인 오버라고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심판은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격하게 항의하던 김기태 감독은 올 시즌 감독으로는 1호 퇴장 명령을 받았다. 감독 입장에서는 충분히 항의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LG의 문선재가 태그를 피해 주루 선상을 많이 벗어났고, 2루 베이스 뒷편에 있었던 것. 심판 역시 명확한 기준을 두고 판정하지만 이 상황은 KIA 입장에서 납득이 가질 않는 상황이었다.

● 여전한 봉중근, 답이 없는 것인가

과연 언제쯤 정상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까?

올 시즌 초반 어려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봉중근. 잠시 나아지는듯 했지만 다시 제자리였다.

2-5로 리드를 당하던 9회초,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은 3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아내지 못했다. 자책점은 3점.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봉중근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승패와는 영향이 없었지만 봉중근이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팀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벤치에서는 하루 빨리 정상 궤도에 오르길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 타구장 소식

대전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맞대결은 화요일 경기와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삼성이 3점을 먼저 뽑아냈으나 한화가 동점을 만들었던 것. 그러나 이후 과정은 차이가 있었다. 6회 최형우의 유격수와 좌익수, 중견수 사이에 뜬 타구를 안타로 만들어준 것이 빌미가 됐고, 이승엽의 3점 홈런이 터져나왔다. 결국 삼성이 한화에 8-3으로 승리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사직 경기에서는 이상화의 호투(5.2이닝 무실점)에 힘입어 롯데가 6-0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문학에서는 8회초 윤석민의 3타점 역전 2루타로 평균자책점 제로 행진을 하던 정우람을 침몰시킨 넥센 히어로즈가 SK 와이번스를 6-4로 꺾었다. 넥센의 손승락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연장 12회 접전을 펼친 수원 구장에서는 홈구장 첫 승을 노리던 kt 위즈를 두산이 7-6으로 꺾으며 역전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