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시면 '벌개지는' 남자··'소량 음주'도 안 좋다

입력 2015-04-15 09:47
술을 마신 후 얼굴색에 변화가 없는 남성은 소량의 음주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얼굴이 빨개지는 남성은 이런 효과가 전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충남의대 가정의학교실 김종성 교수팀이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은 30세 이상의 성인 남성 1,817명을 대상으로

평소의 음주 습관과 안면홍조 여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조사 대상자 중 음주 후 얼굴이 빨개지는 남성은 662명, 얼굴색에 변화가 없는 남성은 872명,

나머지 283명은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국제 표준 잔(1잔은 알코올 14g)으로 주당 4잔 이하(약 소주 1병에 해당)의 음주 습관을 가진 경우를 기준으로

향후 10년 내 중등도 이상의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을 비교했다.

이 결과 음주 후 얼굴이 빨개지지 않는 사람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10년 이내에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절반 수준(비교위험도 0.5배)으로 떨어졌다는 것.

하지만, 음주 후 얼굴이 빨개지는 남성은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술을 마시지 않는 남성들과 비교할 때

심혈관 질환 위험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진은 음주 후 안면 홍조가 없는 사람은 소량의 음주가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과 관련, 득이 될 수도 있지만

음주 후 안면 홍조를 보이는 사람에서는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과 관련해 득이 없음을 암시하는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보통 술을 마신 후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몸속으로 들어온 술이 알코올 탈수소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바뀌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독성 반응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전적으로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활성도가 지나치게 높은 사람들은 술을 조금만 마셔도

금방 체내에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생성돼 알코올로 인한 독성 반응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