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버풀FC 선수들이 9일 이우드파크에서 열린 블랙번 로버스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필리페 쿠티뉴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 = 리버풀FC)
'이별에도 예의가 있다'는 말이 있다. 이 명언을 리버풀 FC 선수들이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곳이 냉정한 승부의 세계 축구장이기에 더 아름답게 보인다.
브렌단 로저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리버풀 FC가 한국 시각으로 9일 오전 3시 45분 이우드 파크에서 열린 2014-2015 잉글리시 FA(축구협회)컵 8강 재경기 블랙번 로버스와의 맞대결에서 1-0으로 이겼다.
3월 9일 안필드에서 열린 8강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기에 재경기를 치러야 했던 리버풀은 70분에 공격형 미드필더 필리페 쿠티뉴의 오른발 슛으로 귀중한 결승골을 뽑아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조단 헨더슨과의 2:1 패스를 주고받은 쿠티뉴가 슛 각도가 까다로운 지점이었지만 과감하게 오른발 아웃사이드 슛을 정확하게 왼쪽 구석으로 차 넣은 것이다.
필리페 쿠티뉴는 최근 리버풀이 치른 빅 게임에서 귀중한 골들을 터뜨리며 진정한 해결사로서의 근성을 또 한 번 보여준 셈이다.
필리페 쿠티뉴는 3월 1일 안필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 FC와의 프리미어리그 맞대결에서도 75분에 그림같은 결승골을 터뜨려 44,590명의 홈팬들을 들썩거리게 했던 주인공이었다.
현재는 잉글리시 챔피언십(2부리그) 중위권 팀으로 전락해 있지만 한 때 프리미어리그(1부리그)에서도 큰 소리를 내던 블랙번 로버스도 재경기까지 와서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쿠티뉴의 결승골이 터지지 전 후반전 초반에 미드필더 톰 캐어니의 왼발 중거리슛과 벤 마샬의 코너킥 세트 피스 헤더가 결정적으로 리버풀 골문 안으로 날아들었지만 그 때마다 리버풀 골키퍼 시몬 미뇰레가 왼쪽으로 날아올라 기막히게 쳐내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
후반전 추가 시간 4분도 거의 다 끝날 무렵 블랙번은 왼쪽 옆줄 밖 스로인 기회를 얻었고 교체선수 토미 스퍼가 길게 던진 것을 받은 선수는 골문을 박차고 멀리까지 달려온 시몬 이스트우드 골키퍼였다. 가슴 트래핑에 이은 오른발 돌려차기가 리버풀 골문으로 향했지만 야속하게도 이 공은 미뇰레의 정면으로 깔려가서 잡히고 말았다. 블랙번의 운은 딱 거기까지였던 것이다.
이제 리버풀 FC는 오는 19일 오후 11시 런던에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애스턴 빌라와의 준결승을 치를 수 있게 되었다.
다음 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티켓 도전을 위해서도 남은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소홀히 할 수는 없겠지만 4위 맨체스터 시티 FC와의 승점 차가 7점이나 벌어진 것을 감안한다면 FA컵 우승 트로피가 더 욕심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들의 영원한 주장 스티븐 제라드와의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말이다.
※ 2014-2015 잉글리시 FA컵 8강 재경기 결과(9일 오전 3시 45분, 이우드 파크)
★ 블랙번 로버스 0-1 리버풀 FC [득점 : 필리페 쿠티뉴(70분,도움-조단 헨더슨)]
◎ 리버풀 선수들
FW : 필리페 쿠티뉴, 다니엘 스터리지(85분↔리키 램버트), 라힘 스털링
MF : 조단 헨더슨, 루카스, 조 알렌
DF : 알베르토 모레노, 마마두 사코(28분↔콜로 투레), 데얀 로브렌, 글렌 존슨
GK : 시몬 미뇰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