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유가에 울다가 웃다

입력 2015-04-09 13:59
<앵커>

지난해 유가 하락으로 '어닝쇼크'를 겪은 정유사들이 1분기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올들어 유가가 안정되면서 정제마진이 늘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단기 호재란 의견이 많습니다.

권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유가 폭락으로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정유업계.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업계 빅3는 지난해 4분기 수천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올들어 유가가 반등하면서 정유사들은 1분기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박재철 / KB투자증권 연구원

"연초부터 유가가 반등하면서 지난해 하반기에 있었던 대규모 재고손실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로 인한 수요상승, 특히 휘발유 제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정제마진이 상승했고 이로 인해 정유업계 턴어라운드가 될 것으로 예상"

특히 업계에서 보는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4달러 수준인데 두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때문에 정유사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줄곧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유업계 실적 개선이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지는 미지수입니다.

중국과 중동이 대규모 정유시설 증설에 나서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이란 핵협상 타결로 올 하반기부터 또다시 유가 하락마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재철 / KB투자증권 연구원

"여전히 미국 경제지표가 잘 나올 경우 달러 강세로 가면서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또하나는 이란과 리비아 쪽에서 원유생산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OPEC에서 원유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공급과잉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

때문에 정유업계는 유가가 올라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형국입니다.

여기에 정부와 소비자들의 유가 인하 압력도 정유회사들의 목을 죄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권영훈입니다.